CEO스코어 228명 조사…3곳 이상 73명‧2곳 41명
20명은 1년새 겸직 수 증가…승계과정 자녀세대

서울시청 부근 모습.
서울시청 부근 모습.

국내 대기업 오너일가의 문어발식 등기이사 겸직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이 계열사 3곳 이상에서 등기이사를 겸하고 있었다. 

개인별로는 최승석 SM그룹 부회장이 18개 계열사에서 등기이사로 등재돼 겸직 수가 가장 많았다. 

등기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의 의사 결정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이사회 개최 건수가 연간 15차례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10곳 이상의 기업에서 등기이사를 맡을 경우 이사회만 150회 가량 참석해야 하는 만큼 부실경영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오너가 있는 대기업집단 55곳의 2106개 계열사 등기이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너일가 228명이 총 374곳에서 등기이사를 맡고 있었다. 1인당 평균 2.4곳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셈이다. 이 중 73명(32.0%)은 3개 이상 계열사에 등재돼 있었다. 2곳은 41명, 나머지 114명은 1개 계열사에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전체 오너일가 중 겸직 수가 가장 많은 사람은 최승석 SM그룹 부회장으로, 총 18개 계열사에서 등기이사로 활동했다. 

이중근 부영 회장(17곳)과 우오현 SM그룹 회장(13곳), 곽정현 KG케미칼 대표(12곳), 우명아 신화디앤디 대표(10곳) 등도 10개 이상 계열사에 등재된 상태로, '등기이사 겸직 톱5' 중 SM그룹 오너일가만 3명이 포함됐다.

SM그룹은 삼라건설이 전신으로, 우방그룹 인수 등 인수합병(M&A)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 SM그룹 계열사 수는 지난해 3월 말 68곳에서 올해 53곳으로 1년새 15곳 줄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등기임원 겸직 현황.(단위:개, 자료=CEO스코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등기임원 겸직 현황.(단위:개, 자료=CEO스코어)

지난해와 비교해 등기이사 겸직 수가 줄어든 오너일가는 총 39명이었다. 우오현 회장의 경우 지난해 68개 계열사 중 절반에 달하는 34곳의 등기이사를 맡아 1위였지만, 올해는 13곳으로 21곳 줄었다. 

우오현 회장의 인척인 박흥준 경남기업 대표는 13곳에서 4곳으로, 최승석 부회장은 25곳에서 18곳으로 감소했다. 

1년 새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오너일가는 지난해 은퇴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채승석 전 애경개발 사장 등 9명이다.

반대로 겸직 수가 늘어난 오너일가는 20명이었다. 대부분 승계 과정에 있는 자녀세대로, 우명아 신화디앤디 대표가 7곳에서 10곳으로, 허준홍 GS칼텍스 전 부사장과 우오현 회장의 장남인 우기원 라도 대표도 각 1곳에서 4곳으로 3곳씩 늘었다.  

그룹별로는 GS그룹이 16명의 오너일가가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등재돼 가장 많았다. 이어 KCC(15명), 애경(11명), 영풍‧SM(각 10명) 등 순이었다. 미래에셋과 DB그룹은 등기이사 오너일가가 한명도 없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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