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돌…수차례 부침에도 그룹 수성
정몽원 회장 "선친 정신 계승하자" 강조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선친인 고 정인영 회장의 개척자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경기도 용인 소재 한라인재개발원 운곡관에서 정 창업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정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한라그룹의 모든 가족들도 불굴의 정신과 패기로 거침없이 꿈을 실현한 ‘개척자 정인영’의 삶에서 용기를 얻고 새로움을 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 정인영 창업회장은 수차례의 부침을 겪으면서도 한라그룹을 수성해 온 재계의 오뚝이로 불리는 인물이다. 정 회장이 창업회장의 도전정신에 대해 언급한 것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에프엔가이드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라그룹 계열사이면서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의 지난 1분기 매출은 1조2467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11.9%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56.3% 줄어든 14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이날 “불확실성이 큰 역동의 시대에 아버지라면 어떤 판단을 하고 어느 방향으로 한라그룹을 이끌어 가실까를 자주 생각한다”며 “한라그룹의 미래 주역들도 창업회장의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도 정 회장은 코로나19 위기상황에도 오히려 혁신을 추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설립된 회장 직할 조직 ‘팀 데이비드’를 통해 그룹 문화 개선을 위한 각종 혁신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팀 데이비드 구성원은 기존 내부 추천 방식에서 벗어나 자발 지원을 통해 선발됐다. 그런만큼 회사측도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밀레니얼 세대와 경영진을 연결하는 '브리지(Bridge)'로 정의했다. 젊은 조직 문화 형성을 위한 추진과제로 팀 데이비드가 제시한 가치는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기업문화 정착 등이다.

팀 데이비드는 지난 3월 정 회장이 참가한 가운데 발대식을 가졌다. 정 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룹 도약의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사기와 단합이 중요하다”며 “어려움에 위축되지 말고 젊은 직원들이 도전적인 각오로 변화에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그룹 분위기가 침체되지 않기 위한 아이디어도 정 회장이 직접 지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지난 3월 코로나19 극복 캠페인으로 제안한 ‘위 쉘 오버컴(We Shall Overcome)’이다. 캠페인은 투명한 정보 공유와 임직원 간 위로를 목적으로 매주 2회 매거진 형태로 제작돼 운용 중이다.

부친인 정 창업회장 못지않게 정 회장이 걸어온 여정도 파란만장하다. 그가 회사를 이끌게 된 것은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이다. 당시 한라그룹은 한라중공업(현 현대삼호중공업), 만도기계(현 만도), 한라펄프제지(현 미국보워터펄프제지) 등 18개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다.

정 회장은 그러나 끊임없는 노력 끝에 결국 2008년 만도를 재인수했다. 2년 후인 2010년에는 재상장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현재 만도는 전체 한라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알짜 계열사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아직 한라그룹 최고의 시기를 돌려놓지는 못한 상태”라면서도 “그가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그룹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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