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가격 인상·갑질 등 여파 3위로 추락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를 선도하던 BBQ가 흔들리고 있다. 경쟁사에 밀려 업계 3위까지 추락했다. 치킨값 꼼수 인상과 일감 몰아주기, 오너리스크 등으로 인한 대외 이미지 추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의 2018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300억원, 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3%, 12.1%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31.8% 급락한 1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경쟁사인 교촌치킨과 bhc에 밀린 업계 3위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BQ는 한때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자리를 지키며 업계를 호령하던 브랜드였지만 최근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BBQ의 부진에 대해서는 다양한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치킨값 꼼수 인상과 일감 몰아주기, 오너리스크 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2017년 5월과 7월 BBQ는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 인상을 시도했다가 소비자들의 반발에 막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이례적으로 직접 가격 조정에 개입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싶었다. 그러나 2018년 11월 BBQ는 또 다시 전체 매출에서 80% 이상 차지하는 인기 제품들만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광고주에 대한 갑질 논란도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 BBQ는 지난해 10월부터 해마다 줄어드는 영업이익을 충당한다는 명분으로 가맹점주에게 생닭 1마리당 광고료 300원을 챙겼다. 지난해 1월 9개 핵심 원재료 가격 인상이 이뤄진 후의 일이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구설도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2017년 BBQ는 윤홍근 회장이 회사를 아들에게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밖에 경쟁사인 bhc치킨과의 잦은 법정 다툼과 콘서트 거짓 홍보 논란, 오너의 회삿돈 유용 의혹 등도 논란을 빚었다.

경쟁사인 bhc와 언론사 KBS를 상대로 한 소송전 역시 여전히 진행형이다. bhc와의 갈등은 2013년 BBQ가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bhc는 매각 3년 만에 BBQ를 제치고 매출 2위 업체로 올라섰다.

양측은 현재 물류센터·소스 공급과 관련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BBQ는 bhc 매각 당시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를 패키지딜 방식으로 넘겨 몸값 높이기를 시도했다. 또 향후 10년간 bhc에서 물류용역과 소스·파우더 등을 공급받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후 BBQ는 해당 계약이 신메뉴 개발 등 중요 정보를 노출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파기했다. 이 일로 bhc가 입은 손해는 수천억원대에 이른다. 또 BBQ는 bhc 매각 당시 물류재고가 장부와 2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면서 bhc 물류직원들을 횡령으로 고소하는 등 몇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KBS와의 소송 결과도 관심사다. 한국기자협회에 따르면 KBS는 지난 2018년 11월 15일과 16일자 뉴스에서 "BBQ회장,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 생활비 충당", "BBQ에서 3천달러 입금됐는데…해명 따져 보니"와 16일 "BBQ 작은 회장님의 수상한 미국생활" 등의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

BBQ는 관련 보도에 대해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KBS는 법원의 가처분결정 취지대로 BBQ의 반론을 반영해 보도했으나, BBQ는 여기에 추가로 민사 소송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KBS측의 손을 들어줬고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BBQ는 재판 결과에 불복, 법원에 항소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를 두고 소송 남발이라며 비난에 나섰다. 기자협회는 "KBS의 정당한 보도활동에 이미 손을 들어줬음에도 BBQ가 과도한 비용을 들어가면서까지 무리하게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자본으로 언론을 억압해 자사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해당 민사 소송은 BBQ 측이 상고를, 손해배상은 항소심을 내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BBQ 관계자는 "어떤 결과든 법원의 판단을 따를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자협회까지 나서 한 기업을 일방적으로 비난해도 되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업계 전체가 위기에 빠진 지금으로서는 BBQ가 사업의 본질에 보다 집중, 소비자의 민심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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