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감소·유가하락·마진저하 등 3중고

에쓰오일(S-Oil)의 1분기 영업적자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 27일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 4사 중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5조1984억원으로 전년대비 4.2% 감소했고, 영업 손실 1조73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2018년 4분기 3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이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항공유나 휘발유, 운송용 제품 등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든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뒤이어 발표될 다른 정유사들의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9일,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GS칼텍스의 실적 발표일은 5월 둘째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1분기 정유4사의 영업적자가 3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각 정유사가 운영하고 있는 화학부문까지 합친 것으로, 정유부문만 떼어 놓고 보면 적자 폭 4조원이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정유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극심한 수요 부진에 국제유가 급락, 정제 마진 악화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인 4달러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4월 평균 마진은 –0.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또한 1분기에만 60% 이상 하락하면서 정유사들은 막대한 재고평가손실을 떠안고 있다. 지난달 배럴당 20~30달러 선으로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배럴당 10~2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

통상 정유사가 원유를 사들인 후에는 정제 과정을 거쳐 2~3개월 후 판매하게 된다. 따라서 유가가 급락할 경우 비싼 가격으로 구입해 놓은 유가를 싸게 팔아야 하는 일이 빈번하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2분기까지도 업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전 세계가 3월부터 이동 제한과 셧다운을 본격화했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4월까지는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대규모로 가동률을 조정하고 정기보수 일정과 함께 글로벌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정제마진의 점진적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적어도 상반기에는 상황 개선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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