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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兆짜리 사고 '라임 사태', 손해배상 규모는?
1.6兆짜리 사고 '라임 사태', 손해배상 규모는?
이종필·김봉현 검거로 검찰 수사에 속도
금융당국, 배드뱅크 통해 자금 회수 나서
사기혐의 인정돼도 투자책임 못피할 듯
통상 판매사와 투자자 책임은 5 대 5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04.27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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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사태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약 1조6000억원 피해를 낸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지 사태에 대한 손해배상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펀드 환매 연기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지난 26일 판매사들 본사와 금융감독원(금감원) 건물 앞에서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금감원이 이미 판매사들에 대한 불완전판매 조사를 완료한 만큼 신속한 분쟁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환매중지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이른바 '전주'로 불리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된 것이다. 수원지법 한웅희 판사는 지난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이 전 부사장에게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라임 사태의 발단은 이 전 부사장 등이 부실을 알면서도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펀드를 판 것이다. 금융기관 역시 라임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펀드 판매를 주도했다. 이들은 신규 투자금액으로 환매를 돌려막는 일명 '폰지사기'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피해자 수는 4000여명에 이른다.

환매 중단 펀드는 작년 말 기준 1조6679억원 규모다.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메자닌펀드(테티스2호), 사모사채펀드(플루토 FI D-1호), 크레디트인슈어드펀드(CI) 1호 등 모펀드 4개와 자펀드 173개다. 4000여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묶여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와 별개로 수원여객 자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스타모빌리티 자금 571억원을 빼돌리고 재향군인회 상조회 인수를 통해 60억원을 횡령했다. 이를 덮기 위해 정관계 로비를 벌인 혐의도 포착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 전 회장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라임 사태 이후 잠적한 '회장 3인방'에 대한 신병 확보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모 리드 회장은 500억원이 투자된 횡령 사건에 가담했다 지난해 11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도주했다.

김 모 회장과 이 전 부사장에게는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라임 자금 수천억 원이 투자된 부동산 시행사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 모 메트로폴리탄 회장과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 실소유주 이모 회장도 추적을 피해 도주 중이다.

금융당국은 19개 판매사들과 함께 '라임 배드뱅크'를 설립해 자금 회수에 나선 상태다. 다만 핵심 용의자들의 사기 혐의가 밝혀지더라도 투자자의 본인 책임을 없었던 것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의 이야기다.

금감원은 라임펀드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가 나온 뒤 상반기 중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환매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경우 금감원 분쟁조정위가 최대 80%의 배상비율을 결정했지만, 투자자들이 실제로 받은 금액은 50% 미만이었다.

만약 라인자산운용의 사기혐의가 입증될 경우 계약취소를 통한 100% 배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실제 배상이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가령 사기혐의를 받고 있는 무역금융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의 경우 손실규모가 확정돼야 한다. DLF는 만기가 있다보니 손실 규모를 파악해 불완전판매 요인에 따라 배상비율을 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라임 펀드의 경우 모펀드에 자펀드가 연계된 구조이고, 만기가 없어 손실액 확정이 어렵다.

분쟁조정에 들어간다 해도 판매사들이 피해자를 자처하고 있어 배상 과정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초자산 일부를 회수한다 해도 투자자보다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에 대한 상환이 먼저다.

일부 투자자들은 라임운용뿐 아니라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의 판매사를 대상으로 소송에 들어갔다. 그러나 분쟁조정을 통한 배상에 비해 법원의 판결은 배상비율이 낮아 손실액 배상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사기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사모펀드에 거액을 넣은 투자자들의 투자책임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의 판례에 비춰보면 증권사에 와서 투자하겠다고 서명하는 순간 투자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생기기 때문이다. 통상 판매사와 투자자 책임은 5대 5 정도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배상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라임 피해자들의 법률 대리를 맡은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라임 사건은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사건이 아니라 판매사가 개입한 희대의 금융 사기사건"이라며 "썩은 사과를 대량 납품하는 업자로부터 이를 팔아준 대가로 뒷돈까지 받아 챙겼다면 이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아직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앞으로의 일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사건의 추이를 보다 지켜 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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