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할퀸 현대모비스, 1Q 영업익 3609억…전년比 27%↓

현대모비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로 올해 1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모비스는 24일 공시를 통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6.9% 감소한 360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수순익은 8조4230억원, 3488억원으로 각각 3.6% 28.2% 줄었다.

1분기 경영실적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코로나19가 지목된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팬데믹)하면서 주력 사업인 모듈·핵심부품 제조부문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특히 전동화 부품의 경우 매출은 전년대비 22.2% 증가했으나 완성차 생산은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모듈·핵심부품 부문의 전체 매출은 5.7% 하락한 6조5361억원에 그쳤다.

모듈·핵심부품의 생산량 감소와는 대조적으로 고정비 효과와 미래기술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투자비는 증가했다. 그 영향으로 모듈·핵심부품 부문 영업손실은 899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26.9% 하락했다.

현대·기아차 이외에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주 실적 역시 좋지 않았다. 1분기 현대모비스의 해외 수주는 올해 목표의 14% 수준인 3억8000만달러에 불과했다. 글로벌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수주 일정이 일부 지연됐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측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1분기에 중국시장에서 모듈 및 부품 매출이 55.7% 하락한 것이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주와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의 침체 분위기가 2분기 실적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악재를 만회하기 위해 2분기 이후에는 코로나19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비상경영과 수익개선 활동은 물론, 핵심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 역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연구개발(R&D) 신규거점 투자계획도 내놨다. 국내 의왕연구소를 전동화 부품과 모듈 경쟁력 등 미래차에 특화된 핵심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로템으로부터 의왕연구소 내 유휴부지 약 4만2000㎡를 매입해 향후 3년간 전동화 시스템 단위 기술과 핵심부품 개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계획이다. 국내 연구개발(R&D) 인력이 4000여명에 육박하면서 연구시설 부족을 겪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 왔다.

의왕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선행기술을 연구하는 주요 계열사가 입주해 시너지가 기대되는 곳이다. 또한 이번 결정에는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R&D 헤드쿼터인 용인 마북연구소와 서산 주행시험장과의 접근성도 고려됐다. 무엇보다 수도권 입지에 따른 우수인재 확보도 기대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의왕연구소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전동화 분야 기술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스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