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 선언 후 양극화 현상...4월 말 시작되는 장기 연휴 ‘골든 위크’에 일본 정부 긴장

20일 오후 5시경 일본 도쿄의 대표 번화가인 긴자 거리의 모습
20일 오후 5시경 일본 도쿄의 대표 번화가인 긴자 거리의 모습(사진=최지희기자)

일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긴급사태가 선언된 상황이지만 사람 간 접촉을 자제하는 분위기는 좀처럼 생겨나질 않고 있다. “제발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보건 당국이 이를 막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긴급사태가 선포되면서 거대 상권을 중심으로 한 인구 밀집 지역의 번화가에서는 가게들 대다수가 영업을 자제하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주거지역 인근의 상점가와 슈퍼, 공원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일 낮 찾아간 도쿄 긴자(銀座)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텅 비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인적이 뚝 끊긴 상태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도쿄 메구로(目黒)구에 위치한 대형 슈퍼 체인 ‘이온 스타일’에는 생필품을 사는 쇼핑객들로 가득했다. 계산대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었으며, 산책을 겸해 나온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장내에서는 수십분에 한번 씩 “대표 한 명만이 계산대에 줄을 서 계산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21일 오후 도쿄 세타가야구 고마자와 공원의 모습
21일 오후 도쿄 세타가야구 고마자와 공원의 모습(사진=최지희기자)

도쿄 세타가야(世田谷)구에 위치한 도립공원 ‘고마자와(駒沢) 공원’은 현지 언론들도 취재에 열을 올릴 만큼 최근 나들이 인파로 들끓는 곳이다. 고마자와 공원은 ‘런너들의 성지’라 불릴 정도로 평소에도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그런데 긴급사태선언이 발표된 후 많은 수의 실내운동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갑갑함을 풀기 위해 나온 지역 주민들의 발걸음까지 합세해 대표적인 ‘인구 밀집 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슈퍼마켓 매장 이용자 수를 축소하도록 하는 대응을 검토 중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슈퍼마켓, 상점가, 공원 등에 사람들이 몰려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위한 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로 예정된 연휴인 ‘골든 위크’에 대규모 외출 및 이동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일본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골든 위크에 도로 이용 요금 할인을 없애도록 각 고속도로 운영업체에 21일 지시하기도 했다.

일본은 현재 수도 도쿄도에서 9일 연속으로 1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되고 있다. NHK의 보도에 따르면 22일 도쿄에서 새로 확인된 감염자 수는 132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3천 439명으로 늘었다. 일본의 전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712명을 포함해 총 1만 2617 명이다. 사망자는 유람선 승선자 13명을 합쳐 총 307명으로 파악됐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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