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극복 위한 금융지원 협약 일환"
일각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비판도 제기

자금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21일 5868억원 규모의 외화채 대출 상환 지원을 결정하면서다. 수은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 은행연합회, KDB산업은행, 시중은행 등 21개 기관이 지난달 체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의 일환"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대출지원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두산중공업에 추가 지원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만기연장과 같은 성격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 지원효과가 유지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추가 지원 여부는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의 타당성을 고려해 결정된다. 그 외에도 수은은 자구안의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두산그룹과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대출 기간은 1년 이내이며 대출금은 두산중공업 측 요청에 따라 원화로 지급된다. 두산중공업은 5억달러 외화공모채 만기상환을 위해 원화를 주고 외화로 받는 선물환 계약을 국내 시중은행 등 6개 금융기관과 체결한 상태다.

선물환 계약 조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현재 환율보다 유리한 1170원대에 대출금을 환전할 계획이다. 통상 기업과 선물환 계약 체결 시 금융기관은 다른 금융기관과 반대거래를 체결, 환 리스크를 피하고 있다. 수은 측은 “두산이 일시에 환전을 하더라도 외환시장에 충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구안과 관련한 방침을 내놨다. 여기서 "경영 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만 자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수은은 전문컨설팅 기관을 통해 두산중공업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재무 및 영업 관련 실사를 비롯해 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현가능성,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최종안 확정시기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전망된다.

수은 측은 “아직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되기 전으로 정상화 시기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산업은행과 협조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부터 명예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회사가 상환해야하는 자금 규모는 4조2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이전에 수은이 지원한 금액과 이번 대출상환 지원 규모를 합치면 약 1조6000억원이다.

나머지 금액의 상환에 대해 수은은 “두산중공업의 시장성 차입금 잔액은 약 1조2000억원”이라며 조원 “추가로 필요한 자금 규모는 실사가 완료된 이후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중은행들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기존채권 회수 자제 및 만기 연장 등의 지원책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등은 그러나 두산중공업 지원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비판적인 입장이다. 이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 당국은 채권단 지원 자금의 상환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이전에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지원한 긴급 운영자금 1조원(수은 5000억원) 역시 “계열주, 대주주, 두산중공업 등의 고통 분담을 위해 보유 주식 및 부동산 등을 담보로 취득했다”고 수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기존 지원 여신에 대해서도 부동산, 계열사 주식 등 상당한 수준의 담보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수은측의 설명이다.

수은은 또한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입·해외진출 기업을 위해 20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중에는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이 11조3000억원, 신규 대출이 6조2000억원, 보증이 2조5000억원이다.

두산중공업의 외화채권 5억달러(약 6000억원)에 대한 만기는 오는 27일이다. 대출 전환이 성사되면서 두산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차입금 문제를 일단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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