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4000억 이어 3800억 차입…현금 1조 확보
해외 개발사 M&A설 '솔솔'…넥슨 "운영·투자 재원"

넥슨코리아가 자회사 네오플로부터 계속해 뭉칫돈을 차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지난 3일 네오플과 계약을 맺고 3820억원을 빌렸다. 상환일은 내년 4월2일까지다. 넥슨코리아 측이 밝힌 자금 용도는 운영과 투자재원이다.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9월에도 네오플에서 4000억원을 차입한 바 있다.

네오플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회사다. 네오플은 넥슨코리아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자회사로도 알려졌다. 넥슨코리아가 또다시 네오플에서 자금을 빌리자 업계에서는 대규모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네오플 차입금에 넥슨코리아의 현금성자산 7100억원을 더하면 현재 확보된 자금만 1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넥슨이 원더홀딩스 지분 11.08%를 3500억원에 인수한 것에 비춰보면 역시 M&A를 추진할 공산이 큰 것으로 추측된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은 지난해 넥슨의 매각을 추진했다가 수포로 돌아간 바 있다. 이후 넥슨은 지난 1년간 고강도 조직개편을 통해 체질개선에 주력해 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넥슨이 M&A를 통해 새로운 반전을 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정주 회장은 지난해 넥슨코리아의 모회사인 넥슨(일본법인)을 통해 스웨덴 개발사인 엠바크스튜디오를 매입했다. 매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올리는 네오플의 자금으로 넥슨코리아와 넥슨(일본법인)이 연이어 투자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국내보다는 해외 개발사 M&A를 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엠바크스튜디오의 사례만 보더라도 해외 시장에 대한 김 회장의 관심을 읽을 수 있다. 더구나 국내에는 수천억원 규모의 M&A를 추진할만한 게임사도 많지 않다.

넥슨코리아가 현금배당을 통해 넥슨 일본 법인으로 현금을 수혈한다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넥슨코리아는 넥슨의 100% 자회사로 넥슨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배당 등을 통해 현금을 가져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엠바크스튜디오 인수 역시 이렇게 확보한 자금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다수의 신작 게임이 흥행에 실패한 만큼 ‘되는 게임’에 몰아주기를 한다는 전략이다. 이정헌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작들을 더욱더 갈고 닦아서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해 보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 개발 인력을 서울로 이동시킨 것도 선택과 집중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네오플은 최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개발 인력 약 170명을 제주 사옥에서 서울로 옮겼으며, 서울 근무 인원을 300여명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잘나가는 계열사를 중앙으로 불러들여 게임 모바일 사업에 사활을 건다는 전략이다. 상반기를 목표로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 내 사전예약자가 이미 2900만명을 돌파했다.

넥슨은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의 새판짜기도 구상하고 있다. 넥슨 지주사 NXC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에 위치한 넥슨 유럽법인은 지난해 청산에 들어갔다. 그리고 미국 법인인 '넥슨M'은 넥슨아메리카로 통합됐다. 넥슨아메리카는 PC와 콘솔로 나오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게임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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