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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덩어리' 라임자산운용, 배드뱅크로 해결 본다
'부실 덩어리' 라임자산운용, 배드뱅크로 해결 본다
환매 중단 펀드 모두 넘겨받아…운용사 형태는 최초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04.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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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뱅크로 수습 예정인 라임자산운용/사진=뉴시스
배드뱅크로 수습 예정인 라임자산운용.(사진=뉴시스)

금융업계의 골칫덩이가 된 라임자산운용을 배드뱅크로 해결할 전망이다. 배드뱅크란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처리를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을 말한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20일 우리은행·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KB증권 등 라임 펀드 주요 판매사 19곳과 회의를 거쳐 '라임 배드뱅크 운용사'의 출자금을 확정한다. 배드뱅크 운용사가 설립되고 나면 한때 국내 헤지펀드 1위였던 라임자산운용은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앞서 금감원과 라임 펀드 주요 판매사들은 지난 19일 자본금 50억원 가량을 투입해 '라임 배드뱅크 운용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배드뱅크는 라임자산운용에서 환매가 중단된 펀드를 모두 넘겨받는 업무를 수행한다. 우리나라에서 운용사 형태의 배드뱅크가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라임운용의 등록을 취소하고, 모든 부실 라임펀드를 배드뱅크 운용사로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 판매 규모는 1조6679억원(자펀드 173개 기준)에 이른다.

금감원이 배드뱅크 설립을 결정하게 된 것은 지난 1월 환매 중단된 펀드에서 스타모빌리티로 자금이 유출된 사건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존 라임 경영진에게는 자금 회수를 맡기기 힘들다고 판단한 금감원과 금융사들은 결국 민간 지도의 배드뱅크라는 수습책을 내놓은 것.

라임 펀드에 투자금이 묶인 지 반년이 더 지났지만 자금 회수 없이, 피해 규모가 오히려 커진 것도 금감원이 결단을 내린 이유다. 감사가 이뤄지는 과정에도 사건사고는 이어졌다. 특히 지난 18일 금감원 출신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구속되자 부실 감독 책임론까지 일고 있다.

지난달 있었던 ‘스타모빌리티 사건’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말한다. 라임자산운용이 올해 초 환매 중단된 펀드에서 고객 돈 195억원을 빼내 회사 내 실세로 알려진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횡령을 지원한 일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배드뱅크 운용사에는 라임 펀드 주요 판매사가 대부분 참여한다.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 잔액이 많을수록 배드뱅크 운용사에 더 많은 출자가 이뤄진다. 대주주는 신한금융그룹이 유력하게 꼽힌다. 단일 금융회사로는 우리은행이 3577억 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으나, 그룹사 전체로 보면 신한금융투자가 3248억 원, 신한은행 2769억 원 등 신한금융그룹 판매금액이 더 크다.

한편 신생 운용사는 라임 부실 펀드 회수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관 대상은 라임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FI D-1호, 크레디트인슈어런스(CI) 1호 등 4개 모펀드와 173개 자펀드이다. 그 규모는 전체 1조6679억원 규모에 이른다.

라임의 ‘아바타’ 운용사로 불리는 포트코리아자산운용과 라움자산운용의 펀드를 통해 편입하고 있는 자산도 모두 이관된다. 라임이 보유하고 있던 정상 펀드는 다른 운용사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라임 펀드의 투자자산 회수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운용사는 신규 영업활동을 할 수 없으며 6년 가량 한시 운영된다. 운용사 규모는 20여명으로 라임이 새롭게 영입한 문경석 최고운용책임자(CIO)가 주축이 된다.

운용사 자본금 규모와 관련해 금융회사 관계자는 “라임 환매 중단 펀드에서도 매년 30억원 안팎의 수수료가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금 50억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며 “펀드 자산 회수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앞으로의 전망은 순탄치 않다. 부실 펀드 회수 작업이 곳곳에서 난항을 겪는데다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판매를 주도한 라임 CI 펀드가 그 예이다. 이 펀드는 라임의 펀드 돌려막기로 인해 올해 1월 환매가 중단됐다.

지난해 10월 라임은 환매 중단 선언 직전 CI 펀드 자금 1200억원을 빼내 라임 플루토 FI D-1호(719억원) 등 부실 펀드로 돌린 적이 있다. 이들은 당시 라임 CI 펀드의 2700억원 규모 무역금융 매출채권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막상 지난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무역금융 매출채권의 상환은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무역금융 결제시장이 얼어붙어 상환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품제안서에서는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으나 라임은 추가로 700억원을 대출받아 투자, 손실 규모를 더 키웠다.

다른 부실 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싱가포르 로디움과 맺은 복잡하고 불리한 재구조화 계약서에 발목이 잡혀 있다.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펀드도 곳곳에서 횡령 사고가 터져 회수 자체가 불확실해졌다.

운용사 신설과 함께 라임자산운용의 전문 사모 운용사 등록은 취소될 예정이다. 라임에 남은 자산은 각종 소송 구상권 청구 등으로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제재에도 속도가 붙어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라움자산운용 등 연관 운용사 외에 관련 증권사 및 은행에 대한 무더기 징계가 예상된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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