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할부금융 시장서 유독 '부진'

업계2위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삼성카드/사진=홈페이지
삼성카드 CI.

삼성카드의 업계 2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카드사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게 결정적인 화근으로 꼽힌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 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자산은 총 7조4330억원이다. 이는 전년 7조714억원에 비해 5.1% 증가한 규모다. 

이들 5개사가 지난 한 해 올린 수익은 2428억원으로 2018년 2229억 대비 8.9% 늘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적극적인 경쟁을 벌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할부금융 분야에서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양강 구도를 굳히고 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은 1182억원으로 전년도 1009억원보다 17.1% 늘며 5개사 중 1위에 올랐다. KB국민카드 역시 713억원으로 444억원이었던 2018년보다 60.6%나 늘었다.

반면 삼성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수익이 325억원으로 전년 538억원보다 39.6% 줄었다. '빅3' 카드사 중 신한과 국민카드는 최근 2년 간 자동차 금융 대출액이 60~70% 이상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그러나 4000억원대로 60% 가량 줄며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할부금융 시장에 비교적 뒤늦게 뛰어든 국민카드도 지난해 말 기준 1조2000억원대로 삼성카드를 앞지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측은 "고객에게 줘야 하는 캐시백 등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국민카드와의 마케팅 경쟁에서 밀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2015년 국민카드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이후 할부금융 시장 규모는 2조303억원에서 3배 이상 커졌다.

국민카드로 진출 당시의 자산규모도 3억6400만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2조766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자동차 할부 자산 성장에 비례해 관련 수익도 늘었다. 후발주자임에도 업계 2위 삼성카드를 무섭게 따라잡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한카드와 국민카드의 자동차 할부 시장 점유율은 각각 42.2%와 37.2%를 기록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자동차 할부 시장은 10% 이상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했다.

신한카드는 최근 올해 8월 준공 예정인 충남권 최대 중고차 매매단지인 ‘오토메카 in 천안’과 금융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오토메카인천안에서 중고차를 거래하고자 하는 고객은 신한카드에서 제공하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오토메카인천안에서는 투명한 자동차 실매물 거래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거래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다. 매매단지 내에서는 시운전 프로그램, 자동차 정비·보험, 자동차 구매 금융서비스와 소유권 이전등록 등도 가능하다.

국민카드도 지난 1월 중고차 할부금융 특화 영업점 ‘오토 금융센터’를 열었다. 멀티플렉스형 자동차 매매 전문 단지인 서서울모토리움에 위치한 오토 금융센터에서 고객들은 차량 매매부터 할부금융까지 중고차 매매와 관련된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민카드는 개인간 중고차 거래 시 결제 플랫폼을 통해 신용카드 결제와 함께 차량 정보 조회, 정비사 동행 차량 점검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 간 중고차 카드 결제 서비스’도 오는 8월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카드측은 자동차 할부금융 분야에 대해 "올해는 시장 상황을 보며 점진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자동차 할부뿐 아니라 전체 실적에서도 삼성카드의 입지가 굳건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2017년만 해도 2위인 삼성카드와 3위인 국민카드 간 순이익 격차는 800억원대에 이르렀다. 2018년들어 격차가 600억원대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288억원으로 차이가 좁혀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취임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의 책임도 무거워질 전망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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