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현대HCN, SK텔레콤과 M&A 논의 막바지…시장 재편
딜라이브 "인수 대상 못찾을라"…매각 작업 부진에 '초조'

케이블 TV 3위 방송사 딜라이브가 업계 5위 현대HCN의 공개매각 선언으로 고민에 빠졌다. 시장 재편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앞서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 등 1·2위 업체들도 각각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에 인수됐다. 현재 CJ헬로비전은 LG헬로비전으로 이름을 바꿨다.

SK텔레콤(SKT)과 현대HCN은 인수합병(M&A) 논의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유료방송 산업 전반이 재편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다만 딜라이브의 경우 매각 작업이 아직 지지부진하다 보니 초조해진 상황이다.

현대HCN을 매물로 내놓은 현대백화점그룹은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를 지정했다. 또 주요 기업과 투자자들을 상대로 조만간 투자안내서를 배포할 예정이다. 매각 실무 작업을 진행하는 회계자문사와 법률자문사는 각각 딜로이트안진과 법무법인 세종이다.

현대HCN은 서울 관악구와 서초구, 동작구 등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확산되는데다 금융시장 상황도 여의치 않아 성사 가능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물밑작업으로 매각을 추진해 온 현대HCN이 공개매각으로 돌아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가입자당 가치를 40만원 정도로 보면 가입자 201만명과 131만명을 보유한 딜라이브와 현대HCN의 가치는 8040억원과 5240억원 정도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이번주 중 주관사를 확정하고 프라이빗딜(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딜라이브의 최대주주와 채권단도 최근 매각 자문사 선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실상 현대HCN과 딜라이브를 인수할 수 있는 여력과 사업적 관심을 갖는 곳은 통신 3사로 압축된다. 하지만 유력 인수 후보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인수한 케이블과 조직통합에 집중하고 있어 다른 M&A에 관심을 두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19년 딜라이브는 KT가 제시한 6000억원 규모의 M&A 인수 추진 의사를 거절한 바 있다. 당시 맥쿼리 등 주주들은 전신인 C&M 인수 당시 1조원 이상을 들였다. 딜라이브를 그보다 헐값 매각할 수 없다는 것이 거부 이유였다.

그러나 이제는 KT도 예전처럼 적극적인 포지션을 취하기는 어렵게 됐다. 구현모 대표 체제로 바뀌면서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구 대표는 큰 비용이 들어가는 M&A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김태율 CMB 대표도 현대HCN 매각이 공식화되자 업계 4위인 CMB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딜라이브가 자칫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한다면 생존까지 위협 받을 수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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