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국내 근무 직원 대상…업계 전반에 위기감 팽배

국내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규모 휴직에 들어가면서 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6일부터 10월15일까지 6개월간 유급휴직을 실시한다. 휴직 대상은 국내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 지상직을 포함해 인력 70%이상이 일을 쉬게 된다. 휴업 기간은 직종 혹은 부서별로 2~5개월 정도로 알려졌다.

유급휴직인 만큼 근무 여부와 관계없이 직원들은 통상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 회사측은 정부에서 나오는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임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항공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 유급휴직 실시 항공사에 최대 6개월간 휴업수당의 90%를 지원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위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 노력"이라며 휴직 실시 사유를 설명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고통 분담의 일환으로 휴업에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임원들은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월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 부사장급 이상은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 수준이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등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한 자본 확충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1위인 대한항공마저 대규모 휴직에 들어가면서 항공업계에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IMF때 (여객 노선을) 약 18% 정도만 감축했던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정말 심각하다"며 "문제는 언제든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과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는 데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절반 이상의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여파는 두 회사의 협력사에까지 미치고 있다.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 협력사 직원 1300여명 중 1000명 이상은 현재 휴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협력사 아시아나KO도 다음달부터 무기한 무급휴직에 돌입하며, 아시아나AH는 직원의 50%에 희망퇴직을 통보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스타항공은 1개월 휴업에 들어갔으며, 직원 절반을 구조조정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다. 지난달 24일부터 모든 국내외 노선을 운휴 중인 이스타항공은 임직원 20%를 줄이는 정리해고에 들어간다.

진에어는 지난달부터 신청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또 지난달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순환 휴직의 대상을 최근 일반직까지 넓혔다. 에어부산은 전 직원이 40일간 유급휴직에, 에어서울은 직원 90%가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티웨이항공은 주당 근무일을 4일로 줄이고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전 직원 대상 유급휴직을 진행 중이다.

항공사들의 고난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지난달부터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며 상반기 국제 여객 수요 회복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3월 4주차 기준 전 세계 181개국의 한국발 입국금지·제한조치에 따라 국제선 여객은 96% 감소했다. 국내선 여객 역시 60%까지 줄었으며, 국적사 여객기 374대 중 324대(86.6%)는 노선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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