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까지 나섰지만…롯데 "올려야" 對 하이트 "안돼"

지난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던 하이트진로(하이트)와 롯데주류(롯데)간 공병 전쟁이 다시 발발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A)까지 나서 진로이즈백과 청하 등 비공용병에 대한 회수 비용을 제시했지만, 양사 모두 만족시키지 못했다. 롯데는 "비공용병 회수비용을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하이트는 "올릴 필요 없다"며 맞서는 형국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KORA는 지난달 27일 하이트와 롯데 관계자를 만나 공병 회수와 관련된 용역연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비공용병을 회수하는 비용을 기존 병당 10.5원에서 17~20원까지 올리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양사 모두 환경부의 연구 결과에 불만을 터뜨렸다. 롯데 측은 "연구 결과가 제시한 수준보다 단가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하이트 측은 "공병 수거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며 "단가를 낮춰야 한다"고 맞섰다.

하이트 관계자는 "현재 양사가 만족할 수 있는 기준 설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의견 차이는 당연히 발생할 수 있고, 우리는 비용 인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롯데 측 역시 "현재는 다음달 말까지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좁히는 중"이라며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해도 환경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이트의 진로이즈백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초까지 소주병의 90% 이상은 360㎖짜리 녹색 유리병(공용병)이었다. 따라서 주류업계는 타사의 소주병을 라벨만 제거하고 다시 사용하는 방식으로 생산비용을 아껴왔다.

청하 등 비공용병의 경우 생산한 제조업체가 병당 10.5원을 내고 가져갔다. 비공용병의 비중이 적다 보니 회수 비용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하이트가 출시한 진로이즈백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공병 수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진로이즈백의 연하늘색 병이 비공용병으로 분류되면서 보관 업체의 비용이 만만치 않게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기존의 회수비용으로는 진로이즈백 공병 선별과 보관 등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하이트가 이에 반박하자 이른바 '공병 전쟁'이 발발했다. 롯데가 진로이즈백 공병을 하이트에 돌려주지 않자 한때 롯데 강릉공장엔 진로이즈백 공병 420만여병이 쌓이는 일도 있었다. 

의견 조율을 위해 나선 KORA는 비공용병 회수비용을 기존처럼 유지하되 올해 상반기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 결과에 따라 합의점을 도출하기로 의견을 모으며 두 회사 사이의 갈등은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또 다시 공병을 둘러싸고 이견이 나오자 KORA는 업체 간 협상이 어려울 경우 시행규칙 등을 통해 강제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양사는 현재 단순한 의견 차이라며 극단적인 의견 대립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환경부 연구 결과에 다른 의견을 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향후 강제 시행규칙이 나오든 자발적 합의가 이뤄지든 합의점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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