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한 방 맞은 오비맥주, 4주간 청주공장 생산 중단

국내 맥주 점유율 1위인 오비(OB)맥주가 생산중단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고 적체 심화되고 있어서다.

OB맥주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줄면서 성수기를 앞두고 생산량 조절을 위해 충북 청주공장의 가동을 부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중단 기간은 약 4주간이다. 다만 공장 전체가 문을 닫는 셧다운 방식이 아닌 부분 생산 중단이다. 따라서 설비와 출하 등을 담당하는 직군의 업무는 그대로 유지한다.

OB맥주 측은 "외식업이 침체되면서 재고 소진에 문제가 생겨 새 상품을 만드는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OB맥주 청주공장은 식당이나 유흥업소에 납품되는 카스 맥주를 주로 생산한다. 인력은 약 300명이다. 이 중 휴무에 들어가는 근로자는 제품 생산 업무를 담당하는 120~130여명(약 40%)으로, 나머지 170~180여명은 정상 출근해 기존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휴무자들은 해당 기간 평균 임금의 70%를 급여로 받는다. 노조측이 애초에 요구한 90%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노조는 "정부에서 휴업하는 사업장에 90%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원금을 신청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흑자 기업인 만큼 지원기준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70% 급여 지급을 결정했다. 또 월급의 70%가 아닌 수당과 인센티브 등이 모두 포함된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하는 것으로 실 수령액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OB맥주 관계자는 강조했다.

그러자 노조는 사전 협의 없이 휴업을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경기침체 등의 요인으로 전년대비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OB맥주는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맥주 1위 사업자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1위 업체마저 생산량을 조절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향후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도 관심사다.

OB맥주 관계자는 "4주 후에는 큰 변동사항이 없는 한 생산을 다시 재개할 것"이라며 "청주공장은 업소용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보니 잠시 물량을 조정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프레스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