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물류비 약 6조…총 매출액의 11% 차지
기존 거래 업체 "물류 생태계 파괴" 반발

포스코 사옥 전경/사진=홈페이지
포스코 사옥 전경(사진=홈페이지 캡처)

현대기아차의 현대글로비스와 삼성전자의 삼성전자로지텍, LG의 판토스처럼 포스코에도 그룹사 전체의 물류를 전담할 통합물류 자회사가 생길 전망이다. 포스코는 현재 통합물류 자회사 설립을 위한 작업을 내부에서 은밀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7월께 신생 물류자회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거래해온 20여개 주요 운송 실행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은 결정을 알리고 협조도 구했다.

계획이 실현된다면 그룹사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터미날 등에 각각 흩어진 원료 수송과 물류업무를 통합하는 대형 물류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설립된 대기업 자회사로는 현대기아차의 현대글로비스, 삼성전자의 삼성전자로지텍, LG의 판토스 등이 있다.

포스코의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62조3668억원, 영업이익 3조8689억원이다. 계열사를 포함한 연간 전체 물류비는 총 매출액 대비 11% 수준인 6조여원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포스코가 물류자회사를 설립하고 일감을 배분하게 되면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문제는 물류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전략물자인 철광석과 석탄 등의 운송을 책임져온 해운업계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자체 물류회사를 설립할 경우 기존 거래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통상 물류산업은 해운물류와 내륙물류로 나눠진다. 해운물류는 해운사들이 물품을 싣고 한국까지 오는 업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반면 내륙물류는 항구에 도착한 물품을 고객에게 전해주면서 수익을 얻는 구조이다.

현재 해외에서 철광석을 운반해 포스코에 공급하는 업체는 폴라리스쉬핑과 에이치라인 해운 등이 있다. 포스코가 물류자회사를 설립해 철광석을 자체 운송하게 되면 이 두 업체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물류사업 경험이 없는 포스코가 신생 회사를 설립한다고 해서 당장 업계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기존 업체들에 비하면 선박 운용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코그룹의 막대한 자금력이 투입된다면 선발 주자들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라 할 수 있다.

포스코가 물류회사를 설립할 경우 내륙보다는 해운물류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계열사들은 소비재보다 산업재, 완제품보다 중간재 산업에 집중한다. 대규모 운송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보니 작은 물품은 취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륙물류를 공급망 구축에 많은 인력이 드는 것도 문제다.

또 해운물류회사는 주요 항만과 수도 등에 인력이 집중되는 반면 내륙은 주요 수도, 기차역, 재고 저장창고 등 다양한 곳에 배치해야 한다. 그런만큼 포스코가 내륙물류 업계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환경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물류회사 설립 방안은 현재 그룹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사안은 국내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이슈다 보니 그룹 내에서도 TF 관계자들 사이에서만 조용히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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