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호텔롯데를 포함한 6개 계열사의 동시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하려는 포석이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또한 롯데는 IPO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에 속도를 내고 주요 계열사들의 기업가치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주총)에서 "추가 IPO로 보다 투명한 지배체제를 완성할 것"이라며 "지주회사 출범 이후 순환출자 해소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추진해오고 있고 정보통신 등 자회사 IPO도 실시해 왔다"고 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등의 IPO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다. 지배체제 개편의 핵심에는 호텔롯데가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면세사업부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는 주요 증권사를 자문사로 선정한 뒤 시장 태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각 계열사의 기업가치 수준과 시장 수요는 상장 최적 시점 등을 타진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호텔롯데는 미래에셋증권, 롯데홈쇼핑은 삼성증권,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한국투자증권이 자문을 하고 있다. NH 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나머지 계열사를 하나씩 맡아 자문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부회장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상되지만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쏟겠다"고도 했다. 롯데는 이들 계열사를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또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는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인수합병(M&A)을 추진 계획도 주총에서 언급됐다. 앞서 신동빈 회장 역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화학기업 M&A 추진 계획을 내비친 바 있다.

황 부회장은 다음달 출범을 앞둔 온라인 유통 플랫폼 ‘롯데온’에 대한 비전도 밝혔다. "미국에 아마존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롯데온’이 있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게 황 부회장의 이야기다.

아울러 롯데는 국내외 다양한 벤처캐피탈과 기업에 선제 투자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황 부회장은 "롯데는 시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으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롯데의 IPO 확대 계획이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증시 상황도 악화 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운 시점이다 보니 롯데가 상장에 보다 신중해질 수도 있다고 일부 관계자들은 말한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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