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 18회 동문…현대약품 "내년 사임 예정"

현대약품 홈페이지 화면
현대약품 홈페이지 화면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게 기본적인 임무다. 그러나 현대약품 함천수 사외이사는 오히려 경영진을 옹호하는 입장에 서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한구 현대약품 회장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는 데다 21년째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어서다. 금융권의 경우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대 6년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해 초 기업 사외이사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지난 2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한 회사의 사외이사는 최대 임기 6년을 넘길 수 없다. 계열사를 포함하면 사외이사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9년이다.

또한 특정 회사 계열사에서 사외이사가 되려면 기존에는 퇴직 후 2년이 지나면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1년이 더 늘어나 3년이 경과돼야 한다. 이와 같은 법 개정은 장기간 재직하며 사실상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외이사들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특히 제약회사의 경우 30대 제약사 사외이사 중 10%가 10년 이상 장기 재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약품의 함천수 사외이사는 연임을 거듭하며 무려 21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동제약 역시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10년 이상 재임하고 있다.

함천수 사외이사는 밸류C&I대표컨설턴트 대표를 맡고 있다. 1999년 2월5일 선임된 이후 21년 동안 그가 이사회 주요 의결사항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임기는 2021년 2월까지로 2년 더 남았다.

그는 이한구 현대약품 회장과 서울고 18회 동문으로 절친한 사이이다. 때문에 사외이사로서의 독립성을 두고 논란을 겪어왔다. 함 이사 외에 김용운 전 외환은행 본부장도 2008년부터 10년간 현대약품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이런 운영체제 때문에 현대약품 이사회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 능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2월 26일까지 진행된 15차례의 이사회에서 3인의 사외이사는 모든 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2009~2018년까지의 기록에도 사외이사가 안건에 반대한 사례는 없었다.

시행령이 공포되면서 다수의 기업들은 새로운 사외이사를 찾거나 숫자를 줄이는 등의 대안을 찾고 있다. 함 이사의 경우 지난해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돼 내년에 사임하는 것으로 돼 있다. 현대약품 관계자 "개정된 법에 따라 함 이사는 예정대로 사임할 것이며, 연임은 없다"고 못박았다.[프레스맨]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