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증 "과도한 해석…전 임원 아닌 금융투자 전문가로 봐야" 

서울 여의도 NH투증 사옥 전경.(NH투증 제공)
서울 여의도 NH투증 사옥 전경.(NH투증 제공)

NH투자증권(NH투증)의 사외이사 선임이 계획대로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독립성이 부족하고, 배임 횡령 행위를 제대로 감시못했다"며 반기를 들고 있어서다. 

앞서 NH투증은 지난 5일 홍석동 전 NH농협증권 부사장과 정태석 전 광주은행장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결정했다. 이들은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주총)을 통해 선임이 최종 결정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GCG는 최근 주총 의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홍석동 전 부사장과 정태석 전 행장의 사외이사 신규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독립성 부족과 제대로 된 감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CGCG는 "홍석동 사외이사 후보는 특수관계법인 재직 경력으로 인한 독립성이 부족하다"며 "정태석 사외이사 후보는 과거 다른 회사에서 사외이사로 근무할 당시 배임 횡령 행위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홍석동 후보는 농협중앙회 자금운용부장을 역임했으며, NH농협증권과 구 우리투자증권이 NH투증으로 합병하기 전인 지난 2014년까지 NH농협증권에서 지원총괄 전무와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NH투증을 나와 2017년까지 칸서스자산운용 영업부문 대표를 맡아 이끌었다.

CGCG는 "같은 회사나 계열사의 전현직 임직원으로 근무했던 후보는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이해충돌의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태석 후보는 2004~2008년 광주은행장을 역임했다. 이후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세화아이엠씨 사외이사 등을 맡아오다 현재는 법무법인 현의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정태석 후보가 세화아이엠씨 사외이사로 재직(2013년 2월~2018년 1월)할 당시에 발생한 오너 일가와 경영진의 배임 횡령 건이다. 이들은 하청업체와 거래대금을 부풀리거나 공사대금을 유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27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CGCG는 "전 경영진의 범죄 행위를 제대로 감시·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정태석 후보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일반 회사에 비해 자격 기준이 엄격한 금융회사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금융권 사외이사는 회장 선출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최장 임기는 5~6년으로, 겸직도 가능하다. 게다가 수천만원대 연봉을 받으면서 금융권 사고에 대해서는 법적인 책임이 없어 오너 체제인 대기업의 사외이사에 비해 자격 기준이 엄격하다.

이와 관련 NH투증 측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NH투증 관계자는 "독립성은 지분 등 지배 구조에 관여가 돼 있을 때 지적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홍석동 후보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NH투증 전신인 NH농협증권과 칸서스자산운용에서 근무한 경력은 증권운용 전문가나 금융투자 전문가로 볼 부분이다. 그 능력을 높이 사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걸로 봐야지 독립성과 연관시키는 건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태석 후보와 관련해서는 "오너의 횡령·배임을 사외이사로서 미리 알지 못했다는 지적은 과하다. 그때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하고, 뭐라고 드리 말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NH투증의 최대주주는 농협금융지주다. 49.11% 지분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과 우리사주조합은 각각 11.49%, 1.51%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비율은 46.77%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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