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공장 사고로 신동빈 '뉴롯데' 구상 제동걸릴 듯
생산 감축 불가피…금융투자업계는 이미 전망치 낮춰

(그래픽=김승종 기자)
지난 4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그래픽=김승종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그룹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롯데케미칼이 한순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대산공장 대형 폭발사고 탓이다. 업황 부진으로 힘든 상황에서 사고가 터지면서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총 매출의 약 30%를 책임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3시쯤 충남 서산 소재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장 근로자들은 물론 인근 주민 수십명이 부상해 치료를 받았다. 

인명피해 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롯데그룹의 주력인 유통 부문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발생해 더욱 뼈아프다. 일각에서는 이번 롯데케미칼 공장 사고가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구상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이달초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의 석유화학 기업 인수·합병(M&A)를 추진하는 등 석유화학 분야에서의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고로 지역 주민들간 신뢰도 깨졌다. 지역 시민단체 등은 그동안 롯데케미칼에서 위험 사고 여러차례 발생했는데도 또다시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난 데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피해 주민과 상인 100여명은 롯데케미칼에 적절한 피해 보상과 안전 대책 마련 등 요구하기 위해 사고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앞서 지난 2018년1월 롯데케미칼 대산 BTX 공장에서는 발암성 물질인 벤젠이 누출됐다. 그해 4월에는 대산공장에서 수소이온 배관시설 화재가 발생했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에서도 지난 2017년 10월 폭발 사고가 발생해 10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사고로 생산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산공장 내 납사(나프타) 분해센터(NCC)에서 사고가 나면서 BTX(방향족·벤젠 톨루엔 자일렌), BD(부타디엔), EG(에틸렌글리콜)1, PE(폴리에틸렌)1, PP(폴리프로필렌)1, PP2 등 연결 공정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런만큼 실적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금융투자업계는 악화된 실적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을 당초 6687억원으로 예상했다가 최근들어 2700여억원이나 낮춘 3966억원으로 잡았다.

대산공장은 연간 11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했다. 이는 롯데케미칼 국내 총 생산량의 48%에 달하는 규모다. 롯데케미칼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총 450만톤으로, 세계 12~13위권이다. 

현재 폭발사고 전담 수사팀이 대산공장 사고원인을 파악을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고용노동청도 근로감독관과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등 21명을 현장에 투입해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이를 통해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사법처리와 시정명령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지 3주 정도 지났다. 현재도 경찰 등이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조사 중이다.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주민들을 위한 배상과 함께 재발 방지책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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