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그룹이 상속 문제에 휩싸였다.(그래픽=김승종 기자)
태광실업그룹이 상속 문제에 휩싸였다.(그래픽=김승종 기자)

고(故) 박연차 회장의 장례 절차가 끝나면서 태광실업그룹 2세 경영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박연차 회장은 지난 1월31일 지병인 폐암이 악화돼 별세, 경남 김해 주촌면 정산 CC의 양지바른 언덕에 묻혔다. 태광실업그룹은 국내외 15개 법인, 임직원 10만명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8000억원을 올렸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태광실업그룹은 최근 박주환 회장 체제로 재편했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넘겨 받은 것이다. 박주환 회장은 고 박연차 회장의 1남3녀 중 장남이다. 문제는 고 박연차 회장이 남기고 간 지분이다. 이에 대한 상속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박주환 회장은 지난 5년 간 최규성 총괄사장(부회장) 등 임원진의 도움을 받아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왔다. 30대의 젊은 나이를 감안하면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조만간 그룹의 제2 도약을 골자로 하는 비전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모기업이자 주력 계열사인 신발제조업체 태광실업에 대한 기업공개(IPO)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태광실업은 오는 6월을 목표로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준비해 왔다. 

나이키 신발을 베트남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으로 생산하는 태광실업은 현금 보유 등 재무상태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미국 나이키 신발의 10%가 넘는 물량을 태광실업이 맡아 생산하고 있다.

박주환 회장은 지난 2일부로 태광실업 회장 직함을 부여받았다. 고 박연차 회장의 부인인 신정화씨는 명예회장에 올랐고, 경영 스승인 최규성 부회장은 총괄사장직을 내려놓고 그룹 경영 고문을 맡게 됐다.

다만 2세 경영 구축은 박주환 회장의 상속세 납부가 처리된 후에야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태광실업의 현실적인 기업가치는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고 박연차 회장이 갖고 있던 태광실업 지분은 55.4%로, 가치는 1조원에 이른다. 지분상속의 대가로 내야하는 세금만 약 500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주식을 담보로 수년간 세금을 나눠서 납부하는 연부연납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한다. 그러나 현물납부의 경우 이마저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태광실업 외에 고 박연차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해외 계열사 지분 등을 포함하면 세금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

세무 당국에서도 상당한 세수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팀을 꾸려 세금 규모를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태광실업의 지분 일부 또는 자회 사 경영권 매각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특히 상장 자회사인 휴켐스의 경우 한화그룹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여왔다.

박주환 회장과 한화그룹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1983년생 동갑내기이면서 상당히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또 박주환 회장이 그룹 경영의 주도권을 가져온 만큼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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