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드림텍·웅진씽크빅 등 10여곳 추진 중
"조직 규모 작아지면 투자·불확실성 대비 유리"

동부건설·드림텍·웅진씽크빅 등 상장사 10여곳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사업 분할을 추진한다.(그래픽=김승종 기자)
동부건설·드림텍·웅진씽크빅 등 상장사 10여곳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사업 분할을 추진한다.(그래픽=김승종 기자)

올해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상장사들이 사업부문 분할을 꾀한다. 성장성이 있는 분야를 떼어내 수익을 창출하는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16일 현재 사업 분할을 추진 중인 상장사는 동부건설과 드림텍, 웅진씽크빅, 현대제철, 테라젠이텍스 등 10여곳이나 된다.

주요 사업부문을 별도 회사로 떼어내면 의사결정 체계가 단순해진다. 그만큼 투자 결정과 경영전략 수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실적 변동성이 높은 사업부문을 분할하면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도 있다. 사업 분할을 추진 중인 상장사들이 내세운 명분도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다. 

동부건설은 오는 25일 열리는 주총에서 환경 운영 사업부문 분할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동부건설은 다음달인 4월 물적 분할을 실시할 계획이다.

물적 분할을 통해 신설되는 동부이엔앰은 공공 소각장 운영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생활쓰레기 수집과 집하, 소각 등 처리 작업을 일원화해 운영하게 된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드림텍은 전장 사업부문을 떼내 드림텍오토모티브를 신설한다. 드림텍 전장 사업부는 현대모비스 등에 차량용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모듈, 차량용 전장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실적 불확실성이 높거나 경기를 많이 타는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경우는 대부분 운영의 안정성을 꾀하기 위해서다. 현대제철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금속·자유 단조 제품의 생산·판매 사업부문 분할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이 안건이 처리되면 현대제철은 현대아이에프씨를 물적 분할할 수 있게 된다. 단조 산업은 조선 엔진, 조선 기자재, 해양 플랜트, 원자력 등 전방산업의 업황 변동과 밀접하다. 따라서 국제 유가나 거시경제 등 외부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현대제철의 단조 산업 분리 결정도 최근 코로나19 등 국제 정세의 변동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업부문을 분리해 포트폴리오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경영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바이오기업 테라젠이텍스도 오는 26일 주총에서 사업 부문 분리 안건을 올린다. 분할 부문은 제약과 유전체 사업부이다. 신설될 테라젠바이오는 생명정보 개발과 판매, 유전체를 이용한 정밀의학 관련 사업을 맡는다.

그동안 테라젠이텍스는 제약에서 꾸준한 이익을 냈지만, 유전체 분야 투자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컸다. 테라젠이텍스는 이번 사업부문 분할을 통해 실적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교육 서비스업체 웅진씽크빅은 키즈 플랫폼 사업부문을 별도로 분리하기로 했다. 키즈 플랫폼 사업부문은 물적 분할을 거쳐 놀이의발견이라는 신설 회사로 태어난다.

그런가 하면 KT의 인공지능(AI) '기가지니' 개발·제조업체 가온미디어도 네트워크 사업부문을 분할한다.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를 확립한다는 게 분할의 목적으로 알려졌다. 신설되는 가온브로드밴드는 비상장법인으로 네트워크 장비 제조와 판매에 주력하게 된다.

캐시카우 부문 사업 분할을 추진중인 동부건설/사진=홈페이지
캐시카우 부문 사업 분할을 추진 중인 동부건설.

일부 상장사들은 사업 구조 개편을 위해 영업양수도를 추진한다. 컴퓨터 시스템통합 자문업체 신세계I&C는 오는 25일 주총에 사업부문 양도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에스에스지닷컴(SSG.COM)에 쓱페이(SSGPAY) 사업부문을 넘기기 위해서다.

양도되는 사업 부문은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선불 전자 지급 수단 발행과 관리 분야다. 신세계I&C 관계자는 "IT와 간편결제 사업으로 양분화된 사업 구조를 디지털 중심 IT 기반으로 재편하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상장사들의 사업 부문 분할이 활발한 것은 결국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서다. 조직 규모가 작아지면 투자 전략을 유연하게 변동시킬 수 있으며 불확실성 대비에도 유리하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독립 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면 결국 기업과 주주 가치를 모두 높일 수 있다"며 "성장성 있는 사업부문 분할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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