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일환"

한진그룹이 최근 유휴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난달 27일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해 관련사에 자문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매각 대상은 대한항공 소유의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와 건물(605㎡), 대한항공이 100%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와 건물(1만2246㎡) 등이다.

매각 자문 제안 요청서는 부동산컨설팅사와 회계법인, 증권사, 신탁사, 자산운용사, 중개법인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12개사에 발송됐다. 한진그룹은 오는 24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심사를 통해 후보사를 정한다. 주관사는 제안 내용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결정된다.

한진그룹은 또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에 있는 그랜드하얏트 인천 등도 매각 예정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들 시설의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지속적으로 개발·육성할 것인지, 구조를 개편할지 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앞서 한진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한 실천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해당 사업들은 장기간 수익성 악화로 이전부터 주주들의 매각 요구를 받아 왔다. 특히 2011년 자본금 60억원을 투입한 왕산레저개발의 경우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한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영업 손실 폭만 커져 왔다.

한진그룹측은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제주파라다이스호텔 부지의 매각을 조속히 완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한진그룹에서는 재무 구조 및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들을 적극 취하기로 했다. 이 모든 사항을 차질 없이 이행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높인다는 것이 한진의 구상이다.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사수 작업도 어느 정도 순조로운 편이다. 한진그룹 내부의 지지를 견고히 한 데다 세계 최대 규모의 델타항공까지 우군으로 확보했다. 델타항공은 지난달 20~21일 한진칼 주식 59만1704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로써 조원태 회장측의 지분율(39.25%)은 3자연합(37.08%)를 다시금 앞서고 있다.

한진그룹 직원들 역시 '한진칼 주식 10주 사기 운동'에 나섰다. 직원들이 움직이게 된 것은 대한항공 사내 익명게시판 글이 계기가 됐다. 조 전 부사장 중심인 3자연합의 공통분모는 그저 돈일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이들은 “차익 실현만이 목적인 투기 세력, 유휴자금 활용처를 찾던 건설사, 상속세도 못 낼 형편이었던 전 임원들”이라며 3자 연합을 비난했다.

한편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과 KCGI, 반도그룹 등 각 주체별 지분 매입 시도가 지속되면서 한진칼 주가는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영권 분쟁 이슈가 존재하는 동안은 주가가 강한 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주가는 2021년 주주총회까지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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