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상간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글 잇따라 등장
한쪽은 '다이옥신 냄새' 다른 한쪽은 '공포감 조장'

전남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고형폐기물(SRF) 열병합발전소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틀상 간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글이 올라오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쪽은 "거짓선동을 처벌해 달라"고 했고, 다른 한쪽은 "시민을 우롱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임직원을 처벌해 달라"고 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나주열병합발전소 관련 글이 처음 올라온 건 지난 3일이다. '거짓선동,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을 단 글에서 청원인 A씨는 "나주에 근무하는 일부 공공기관 직원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주민들의 공포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용된 SNS 글에는 '쓰레기 태운다고 시험가동 중 이라는데 저녁에 환기시켜서 냄새가(다이옥신) 들어왔는지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아프다. 문을 여니 다이옥신 냄새 기다렸다는 듯이 쏴악~~ 물밀듯 들어온다. 문도 못 열고 이곳 사람들은 어찌 살아야 합니까'라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전문가들은 다이옥신은 무색무취라고 한다. 그런데도 공기업 직원들이 '다이옥신 냄새로 창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거짓 선동을 한다. 이 때문에 나주 시민들이 근거 없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역민의 갈등을 해소하고자 노력한 '거버넌스' 합의정신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이고 지역민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행위"라며 "근거 없는 선동을 한 SNS 게시자를 처벌해 달라"고 했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또 다른 글이 올라왔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시민을 우롱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임직원을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이다. 청원인 B씨는 자신을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내 이전공공기관의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3일 청원글의 사실관계를 해명하겠다고 나선 B씨는 "모든 갈등의 원인은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의 일관된 거짓과 기만, 시민 우롱, 불통에 있다"며 "투명한 공개 약속과 달리 발전소측은 무엇 하나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염화수치가 초과됐을 때도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전원을 꺼서 안전하다"는 변명에 그쳤다는 것이다. B씨는 발전소 시험가동 중에도 1일 소각량이 444톤에 이르며, 그나마 주민들에게 미리 수치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해야하고, 시민을 우롱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 광주·전남지사 임직원들의 강력한 처벌 또한 요구한다"고 거듭 말했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에 냉난방을 공급하기 위해 2802억원을 투자해 2017년 말 준공했다. SRF는 단순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기물 중 자원으로 이용할 가치가 있는 가연성 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해 만든 연료제품을 말한다.

그러나 환경 유해성을 우려한 지역주민의 반대로 발전소는 2017년 12월12일 가동을 중단했다가 올해 1월30일 시험가동을 다시 시작했다. 시험가동 결정은 지난해 1월 민관 협력 거버넌스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뤄졌다. 정부와 관련 기관, 주민들이 오랜 시간 논의한 끝에 환경영향조사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타협점을 찾았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민관협력 거버넌스에서 이끌어 낸 상호 합의서에 근거해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며 "발전소 시험가동은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중심으로 합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해 가며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열병합발전소 관련 국민청원/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열병합발전소 관련 국민청원/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한국지역난방공사 노동조합 역시 지난달 2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SRF 열병합발전소 사업은 주민의 건강권과 친환경,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꾸려진 민관협력 거버넌스 위원회가 14차례 회의를 거쳐 어렵게 합의를 도출한 만큼 합의정신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나주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노조원들 사이에는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이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부가 나주 혁신도시로 기관을 이전시켜놓고 SRF 열병합발전소를 가동하는 것은 노동자의 생명을 갖고 장난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SNS 글을 올린 인물도 이전공공기관인 한국전력공사(한전), 전력거래소, KDN 중 한 곳의 직원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한전 외에도 다양한 기관들이 거론되는 데다 우리 종업원 수만 2만여명에 이르다 보니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며 "게다가 해당 글은 SNS에 개인적으로 올린 것일 뿐 사측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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