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마스크 판매 등으로 잡음을 일으킨 공영쇼핑이 결국 공적판매처에서 제외됐다.

공영쇼핑은 지난 5일 방송을 끝으로 마스크 판매를 종료했다고 6일 밝혔다. 지금까지 공영쇼핑이 판매한 마스크는 200만개로 28회 방송에 걸쳐 확보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특히 5일 판매된 마스크는 평소 판매량의 두 배 이상이다.

문제는 정부가 공적판매처 제외 방침을 밝히자 원래는 반납하기로 한 미판매 물량까지 털어낸 데 있다. 공영쇼핑측은 5일 판매 방송을 총 6차례나 편성했다. 미판매 상태였던 마스크 32만여장은 모두 소진됐다.

마스크 재고를 처분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지난 2일 포착됐다. 마스크 공적판매처가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 공영쇼핑측에 알려진 시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2일쯤 정부가 공적판매처를 변경하려 한다는 사실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일까지 공영쇼핑은 하루 1회 방송으로 마스크 약 100만장을 팔았다. 그러나 2일부터 5일까지는 불과 4일만에 100만장 판매를 넘겼다. 방송 횟수 역시 2일에는 2회, 3일 3회, 4일 4회, 5일 6회로 늘었다.

공영쇼핑이 공적 판매처에서 제외된 것은 게릴라 판매와 가짜 마스크 논란 등이 원인이다. 공영쇼핑측은 마스크 수급 안정을 목표로 ▲가격 안정을 위한 노마진 ▲전 연령층 구매를 위한 상담원·ARS 자동전화 주문 ▲쏠림방지를 위한 방송시간 미고지 ▲입고즉시 매일 방송 ▲공공기간 책무를 위한 직원 구매 원천 불가라는 5대 원칙을 기준으로 판매했다.

또 1가구 1세트로 구매를 제한하고, 5일 이내 구매한 고객에게는 재주문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마스크의 고른 배분을 위한 조치였다는 게 공영쇼핑측의 설명이다. 그 결과 마스크 구매객의 3분의 1 이상이 50대 이상 고연령층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구매비율은 40대 38%, 50대 22%, 60대 이상 11%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시간을 알리지 않고 게릴라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명했다. 더구나 방송 편성표가 사전에 맘카페 등에 공개되자 관리가 허술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 소비자들은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판매 시간대를 공유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언제 마스크 판매 방송이 나올지 알 수 없어 계속 시청했는데도 결국 마스크를 살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심지어 전화 연결도 제대로 되지 않아 구매가 더욱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일부 소비자들은 “지인들끼리 암암리에 마스크를 구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공영쇼핑은 또한 제조사 허위사실 기재로 '가짜 마스크'로 불리는 '한지 리필 마스크'를 판매해 논란을 빚었다. 이 상품은 제조사가 아닌 중간유통업체와 계약을 진행해 선보인 것이다. 허위 기재된 내용은 'KIFA(한국원적외선협회) 인증' 표시이다. 다만 이 상품은 쿠팡,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등에서도 판매돼 공영쇼핑의 책임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는 공적판매처 제외를 결정했다. 기획재정부는 공적 마스크 공급 물량을 일 800만장으로 확대하고, 판매처를 우체국, 농협하나로마트 등으로만 지정했다.

공영쇼핑 관계자는 "전화 연결이 어려워 불편을 겪었을 국민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마스크 판매는 종료하지만 앞으로도 공적책무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의 불안감을 이용하고 ‘먹튀’로 이익을 올렸다는 비난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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