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연수 증가 톱20 중 14곳 직원수 감소
CEO스코어 "정년 5년 연장 효과 미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 전경.

근로자 정년 연장 효과는 미미했다. '60세 정년' 도입 이후 국내 대기업의 고용은 3.8% 증가하고, 평균 근속연수는 1년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용 연장 기간만큼 근속연수가 길어지지 못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지난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정년을 기존 55세에서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했고, 2017년부터는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12개 기업의 고용과 근속연수 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용은 '60세 정년' 도입 직전인 2015년 말 125만6933명에서 지난해 9월 130만5206명으로 4만8273명(3.8%) 늘었다. 같은 기간 근속연수는 10.1년에서 11.1년으로 1.0년(10.2%)밖에 길어지지 못했다. 
 
특히 근속연수가 늘어난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14개사는 오히려 직원 수가 4년 전보다 줄었다.

4년간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S&T모티브로 2015년말 16.5년에서 지난해 9월 22.2년으로 5.7년 늘어났다. 그런데 직원 수는 910명에서 766명으로 144명(15.8%) 줄었다.

근속연수 증가 2·3위인 대우건설(5.1년)과 삼성중공업(3.8년)도 직원 수는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직원수 감소는 대우건설 202명(3.6%), 삼성중공업 3905명(27.9%)으로 집계됐다.

서진오토모티브와 현대건설, 신한카드, 대유에이텍, SK건설, 서울도시가스, 풍산, 금호타이어 등도 근속연수는 3년 이상 늘었지만, 직원 수는 5년 전보다 줄었다.

(CEO스코어 제공)
(CEO스코어 제공)

이와 달리 근속연수가 줄어든 기업에서는 대부분 직원 수가 늘었다. 근속연수 감소폭이 가장 큰 20개 기업 가운데 고용이 늘어난 기업은 13개사로 절반이 넘었다.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계룡건설이었다. 근속연수가 10.6년에서 7.2년으로 3.5년 짧아졌다. 하지만, 직원 수는 오히려 989명에서 1385명으로 396명(40.0%) 늘었다.

SK가스(3.2년)와 한국전력공사(3.1년)도 3년 이상 근속연수가 줄었지만, 직원 수는 각각 142명(43.8%), 2000명(9.7%) 증가했다. 

CEO스코어 측은 "'60세 정년' 도입으로 인한 실제 고용과 근속연수 증가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오히려 정년이 늘어남에 따라 청년 고용의 문은 더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년이 늘어난 만큼 신규 고용을 축소했고, 30∼40대 조기 퇴직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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