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중심으로 이윤 낮아…배송난으로 고객 불만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뜻밖의 특수를 맞은 온라인 쇼핑몰이 오히려 울상을 짓고 있다. 일은 많은 데 손에 쥐는 수익은 적어서다.

3일 여신금융협회와 백화점 업계 등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온라인 쇼핑은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음식점과 백화점 매출이 각각 14.2%, 20.6% 급감한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특히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2월19일을 기점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대표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에서는 주문 다음 날 배송이 가능한 로켓배송 요청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11번가와 SSG닷컴도 생필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닥친 불황을 오프라인이 어느 정도 보완해 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막상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로서는 갑자기 찾아온 특수가 반갑지 만은 않다. 중간 이윤이 많이 남는 상품 대신 마진을 남기기 힘든 생필품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문 폭주로 배송 차질이 잦아지자 고객들의 불만도 그만큼 증가했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들은 갑자기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유통역량을 총집결하고 있다. 이들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배송 인력의 확충이다.

SSG닷컴은 전국 P.P(Picking & Packing) 센터의 ‘쓱배송’ 처리물량을 기존 대비 지역별로 최대 20%까지 늘렸다. 또 온라인스토어 네오(NE.O)에서 출발하는 서울경기지역 대상 새벽배송도 기존 대비 50% 확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배송 시스템 주문량은 전국적으로 무려 평균 93%선까지 폭증했다.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지난 주말 이후 전국 평균 주문 마감률은 99.8%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쓱배송 마감율은 전국 평균 80% 정도였다.

대구와 경상북도 일부 도시는 지난 19일 오후 1시쯤부터 주문이 폭증했다. 23일 기준으로 28일까지 지정 가능한 시간대 별 예약배송이 모두 조기 마감됐다는 게 SSG 관계자의 설명이다. SSG는 전국 배송차량을 60대 이상 증편하는가 하면 P.P센터 인력도 단기적으로 증원할 방침이다.

하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식품이나 생필품 등 낮은 단가의 먹거리 카테고리에 몰려 있다는 게 문제다. 배송인력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윤은 미미하다 보니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될지 몰라 마땅한 대책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민 SSG닷컴 SCM운영담당 상무는 “필요한 물건을 적재적소에 배달함으로 소비자 불안을 최소화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며 “전방위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활용하고 안정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점유율 상위업체인 쿠팡도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과 생필품 주문 급증에 대응하고 있다. 쿠팡측은 이들 상품의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배송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 환자가 몰린 대구·경북지역 등은 배송 인력 부족 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측은 “일부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구·경북지역에 배송을 안해주는 것 아니냐’는 정보가 나오고 있지만 사실무근”이라며 곤혹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쿠팡 관계자는 “다만 전례 없는 주문량 쇄도에 배송 인력을 긴급히 찾고 있으나 추가 구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 중소형 마트 유통업체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봉지라면, 김밥, 과일, 채소, 생선 등 식품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온라인 사재기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비대면 주문인 온라인몰 특성상 이런 패턴은 지속될 전망이어서 배송 지연에 상품 하자 사고들도 잇따르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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