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급락에 실적부진 악화…中업체 공급과잉도

OCI와 한화솔루션이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1위 생산업체인 OCI는 지난 11일 국내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총 7만9000t의 생산설비 중 65%(5만2000t)에 해당하는 군산 공장의 가동을 멈추는 것. 군산 1번 공장은 설비 보완 후 오는 5월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OCI에 이어 한화솔루션도 폴리실리콘 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지난해부터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률을 낮춰 왔다. 시장 1, 2위 업체들이 연이어 손을 떼고 있는 이유는 폴리실리콘 가격의 급락 때문이다.

지난달 현재 고순도 폴리실리콘의 가격은 kg당 7달러대 초반으로 손익분기점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과잉공급이다. 2019년 해외 폴리실리콘 수요는 48만t인 데 반해 글로벌 생산능력(캐파)는 60만t 수준으로 추정된다.

OCI는 이로 인해 지난해 1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폴리실리콘 분야에서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 OCI 이우현 대표의 3세 경영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주어진다.

폴리실리콘 사업은 지난 2006년부터 현 이우현 부회장의 주도로 시작됐다. 한때 연 수익이 1조원을 넘었던 효자사업이 지금은 그룹 전체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OCI는 국내 대신 말레이시아 공장에서의 수익성을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1만3800t에서 2만7000t으로 확대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윤재성 연구원은 "2020년 폴리실리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 어려우나, 2019년 2,291억원에 비하면 적자 폭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화솔루션의 폴리실리콘 생산원가 또한 OCI 군산 공장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번 OCI의 결정을 감안할 때 사업철수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한화솔루션의 연간 폴리실리콘 영업손실은 약 800~9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만약 폴리실리콘 사업을 접을 경우 연간 이익개선 효과는 약 20%라고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 업황 전반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업 철수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 당장 경영 실적은 나아질 수 있으나 소재산업 생태계로 볼 때 중국 의존도가 커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태양광 소재 업체가 사라지면 태양광 사업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산업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 순으로 생태계가 짜여 있는데 폴리실리콘과 잉곳웨이퍼 등 주요 소재의 상위 10곳 중 8할 이상을 중국이 차지한다"며 "중국의 저가 공세로 편중 현상이 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국산화를 강조한 만큼 현실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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