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김건호 삼양홀딩스 상무 개인 회사
'종자기업→몸집불리기→승계' 밟을까

삼양가(家) 4세 김건호 삼양홀딩스 상무의 승계작업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를 내세워 '꼼수' 경영권 승계를 단행할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김건호 상무는 삼양그룹 김윤 회장의 장남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김 상무에게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 중심에는 지난 2018년 5월 설립된 비상장 계열사 '우리'가 있다. '우리'는 김 상무의 개인회사다. 향후 경영권 승계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유상감자나 지분 매각을 단행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우리의 임원진은 모두 오너일가 4세들로 구성됐다. 김량 삼양사 부회장의 장남 김태호씨를 비롯해 김정 삼양패키징 사내이사 장남 김주형씨, 김원 삼양사 부회장의 삼녀인 김율희씨가 그들이다.

우리의 보유 부동산 시가가 높게 평가되면 이들은 첫 지분 취득 때보다 높은 가격으로 계열사에 되팔 수 있다. 실제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은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주식 가치가 평가될 수 있기 때문.

또 우리의 지분이 매각되면 오너일가 4세들은 부모 세대가 증여해 줄 삼양홀딩스 지분에 대한 세 부담을 덜게 된다.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유상감자, 보유 지분을 거쳐 경영권을 승계하는 경우는 외국계 기업에서도 흔하다.

오비맥주나 이베이코리아 등에서는 유상감자를 통해 사내현금을 유출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보유 중인 비상장 계열사 경원건설 주식 6895주를 주당 171만 원에 삼양통상에 매각했다. 경원건설 액면가는 1만 원으로 매각가와의 차이가 무려 171배였다.

현재 삼양그룹은 12개 계열사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어 대기업집단 입성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의 총수일가 지분은 41.71%, 내부거래 총액은 295억원에 이른다. 정부 당국의 기업 감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더구나 삼양홀딩스는 매년 내부거래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삼양그룹 일가는 2016년부터 매년 72억원씩 배당을 받아 왔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익편취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양그룹측은 그러나 “계열사 우리와 승계작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못 박았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우리’ 라는 회사의 정보는 자세히 알 수가 없다. 오너 4세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그룹사에서도 파악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임원진 정보를 제외하면 이곳의 규모나 장소는 베일에 싸여 있다. 게다가 삼양그룹 오너 4세들 중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김건호 삼양홀딩스 상무가 유일하다. 사실상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셈이다.

김건호 상무는 2014년 삼양그룹 사원으로 입사했다. 삼양홀딩스에서 재무와 회계를 담당한 그는 AMBU 해외팀장을 거쳐 최근 상무로 승진했다. 그는 승진과 함께 삼양홀딩스 글로벌성장퍼포먼스유닛(PU)장으로서, 지주사에서 경영 전반을 다루게 됐다.

1924년 수당 김연수 회장이 창업한 삼양그룹은 1950년대 이후 제당, 제분, 화섬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011년 11월에는 제조사업부문과 투자사업부문을 분리해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다.

특히 식품사업은 그룹에서 가장 오랜 기간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다. 1955년 12월 설탕 생산을 시작으로 전분 및 전분당, 밀가루, 유지로 사업을 확장했다. 화학의 경우 1969년 폴리에스테르 섬유 생산을 시작으로 1991년에 국내 최초 폴리카보네이트(PC)를 생산하며 본격화했다.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오너 3세인 김윤 회장이다. 김 회장은 4.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김원 삼양사 부회장은 5.81%, 김정 삼양패키징 사내이사는 5.28%, 김량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3.8% 등을 갖고 있다. 개인별 보유지분 가치는 최소 200억 원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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