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시믹스, 철저한 분업 바탕 '승승장구'
1인 체제 안다르, 성추행 스캔들로 '휘청'

국내 레깅스 시장의 양대 브랜드로 통하는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15년 창업 후 줄곧 적자를 면치 못했던 젝스믹스는 지난 2016년 이수연 대표를 영입한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안다르는 직장 내 성추행 스캔들과 이를 통해 드러난 리더십의 한계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젝스믹스는 이수연 대표를 영입한 후 불과 3년만에 브랜드 매출이 800억원대로 커졌다. 이 대표 영입 당시의 젝시믹스 직원은 물류·CS(고객만족)·MD(상품기획) 담당 각 1명씩 총 3명뿐이었다. 창업자인 강민준 대표는 온라인마케팅 회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보니 젝시믹스에 온전히 신경을 쏟지 못했다.

무엇보다 론칭 초기 강 대표가 이끄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상품의 명확한 정체성도 확립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 반영을 위해 2~3주 단위로 신제품을 선보이며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직접 원단 개발에도 참여할 정도로 열성을 보인 이 대표는 전 생산 과정을 꼼꼼히 관리하기 위해 단가가 싼 해외 생산 대신 국내 생산라인에 집중했다. 그가 만든 요가복은 심플하면서도 독특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에 양질의 원단으로 입소문을 타게 된다.

대표 제품인 '셀라 레깅스'는 배와 허리의 군살을 말끔하게 잡아주는 것이 특징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관련 영상이 입소문을 타자 젝시믹스의 인기는 수직 상승했다. 제품의 재구매율 역시 95%에 이를 정도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게 됐다.

이런 성공의 비결은 강민준 대표와의 철저한 분업이 바탕이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브렌드엑스코퍼레이션은 사내 연구개발 조직과 샘플 제작실을 따로 운영하며 젝시믹스 사업 전반을 이 대표가 일임한다.

최근 젝시믹스는 신사동과 홍대 플래그십스토어를 비롯해 잠실 롯데월드몰 매장과 강남 신세계백화점에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여는 등 빠른 속도로 유통망을 확장했다. 롯데월드몰 매장은 오픈 11일 만에 목표 매출액의 100%를 달성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레깅스와 요가복 시장의 또 다른 강자로 불리던 안다르는 직장 내 성추행 스캔들과 이를 통해 드러난 리더십의 한계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특히 신예련 대표이사의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지난달 안다르 전 직원이었던 A씨는 “2019년 9월 정규 채용 전제 수습기간 도중 상급 남성직원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이를 회사에 고발하자 업무에서 배제당한 뒤 퇴사 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회식 자리에서 상급자 B씨가 신체 접촉을 강요했으며, 같은 달 제주도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남성직원 C씨는 강제로 문을 열고 A씨가 자는 방에 침입하기도 했다. A씨는 C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묵살됐고, 이후 모든 업무에서 배제당한 뒤 해고됐다.

논란이 커지자 안다르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신체 접촉을 강요한 직원과 강제침입 직원에게 각각 무급휴직 1개월과 감봉 3개월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신애련 대표이사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같은 여성으로서 면목 없고 죄송하다”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신 대표는 “무엇보다 언론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분의 상황을 더 보살피지 못한 저희의 불찰을 피해자분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현재 양쪽 진술과 폐쇄회로(CC)TV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 징계조치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정작 A씨에 대한 해고 통보와 관련해서는 성추행 관련 문제가 아닌 업무능력 부족 때문이었다고 한 데서 불거졌다. 신 대표는 A씨가 “교육 담당자의 직무 중 커리큘럼 계획과 구성 및 강사 교육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직무에 대해서 전문성 및 경험이 부족함’이라는 판단을 내려 사칙에 따라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과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안다르측은 입장을 번복해 피해 직원 A씨의 복직을 결정한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표 본인이 여성이고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하면서도 성폭력 피해에 대해 일관되지 못하게 대처한 리더십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요가복 업계 관계자는 “신애련 안다르 대표에 대한 팬덤이 상당했다”며 “성공한 여성 사업가로서 이미지가 좋아 팬층이 두터웠지만 직장 내 여성 직원에 대한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여성들이 환호했던 여성 대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언급했다.

2015년 설립된 안다르는 국내를 대표하는 요가복 업체로 성장을 이어 왔다. 지난 13일 안다르는 '2020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액티브웨어 부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겪으며 순식간에 덩치를 불린 신생 기업들의 대표 1인 체제가 위기관리에는 취약하다는 점이 노출됐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라이벌 업계인 젝시믹스와 함께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던 안다르의 불매운동이 지속된다면 안다르, 젝시믹스, 뮬라웨어의 3파전 구도에서 안다르가 조기 탈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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