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수'에 "입찰 비용이나 건지려나" 고심
시내免 매출 곤두박질…'승자의 저주' 우려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이슈로 인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오는 26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사업구역 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3개 업체가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나, 공항공사와 면세업체들 모두 코로나 변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업체들로서는 이번 입찰에 성공하면 최장 10년간 운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즉,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놓치기 아까운 기회라는 것. 하지만 바이러스 창궐로 시내 면세점 매출이 크게 꺾이면서 입찰 비용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는 ‘승자의 저주’를 맞게 될 위험도 적지 않다.

특히 공항 면세점은 수익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강하므로 시내 면세점 매출과 연동해 입찰가를 산정하게 된다. 하지만 시내 면세점 매출이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어느 선까지 베팅을 하느냐를 두고 업체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시내 면세점 매출은 전체 면세 매출의 약 86%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공항 면세점이 부진하더라도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1~2월 시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5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확진자가 방문한 곳들은 휴무에 들어가기도 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제주점은 하루 약 80억~100억원, 30억~50억원 수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된다. 단일 면세점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인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하루새 200억~300억원 가량 손실을 보며 현재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 대형 시내 면세점 2월 화장품 일평균 매출은 전월 대비 약 70% 줄어들었다.

서울 한 대형면세점 관계자는 "2월 중순 이후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이 몰려오면 어느 정도 매출이 회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길어진 중국 춘제 연휴와 정부 통제로 다이궁들이 한국으로 건너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천공항 면세 사업권 입찰전은 최고가 베팅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후발주자로 등장한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기존 빅3인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무역센터점에 이어 전 동대문 두타면세점 자리에 보세 판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어, 시내 면세점 총 2곳을 확보했다.

만약 현대백화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자리까지 따낼 경우 빅3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번 입찰 때는 공항 면세점 매출의 3분의2가량을 차지하는 화장품과 향수 판매 구역도 포함돼 면세점들로서는 ‘황금어장’을 확보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인천공항공사에서 제시한 최저입찰가액(최저수용금액)의 2~3배 가격을 써내던 이전의 관행과 다른 모습을 예상하고 있다. 최저수용금액은 8개 사업구역별로 차이가 있는데, 가장 고가인 곳은 1161억원으로 대기업 화장품과 향수(DF2)를 다루는 구역이다.

해당 구역의 최저수용금액은 3기 사업자 입찰 때인 2015년보다 160억원 가량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공사측에 따르면 평가 점수는 대기업의 경우 사업제안서 60%, 입찰가격 40% 비율로 매겨진다. 입찰업체가 결정되면 5년의 면세점 운영 후 사업 평가 요건을 충족할 경우 사업권을 5년 더 연장받을 수 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이라는 사업장은 높은 수수료에도 여러모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며 "최장 10년 운영이라는 기회 요인과 비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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