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PE처럼 되고 싶어…'절대 죽지 않는 회사' 만들겠다"

김화수 스톤플라이코리아 대표.
김화수 스톤플라이코리아 대표.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떤다. 그야말로 시끌벅쩍하다. 그러다 갑자기 냉기가 흐른다. 직원 한 명이 빠르게 입술에 오른손 검지를 갖다댄다. 조용히 하라는 의미다. 그 순간 투명 유리로 된 사무실 문이 열리고 회사 대표가 들어온다. 직원들은 후다닥 각자의 자리로 가서 컴퓨터 모니터에 얼굴을 밀어 넣는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일반적인 사무실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설립된 IT벤처기업 스톤플라이코리아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직원들끼리 수다를 떨어야 인정을 받는다. 회사에서도 권장한다. 잡다한(?) 이야기 속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화수 스톤플라이코리아 대표는 "직원들이 삼삼오오모여 떠들고 해야 회사에 활기가 넘치고 경쟁력도 높아진다"고 했다. 직원 행동 강령인 '스톤플라이코리아에서 인정받는 방법'에도 수다를 콕 집어 명기해 놓기까지 했다. 스톤플라이코리아에 근무하는 직원 50여명은 오늘도 대표 눈치를 보지 않고 유쾌한 수다를 한바탕 펼친다. 

'스톤플라이코리아에서 인정받는 방법'엔 수다 외에도 9가지가 더 있다. ▲모든 일은 일단 시도해본다. 책임은 부서장이 진다 ▲모른다는 말보다 알아보겠다는 말이 더 좋다 ▲상급자의 업무를 하급자가 수행하면 상급자의 급여를 하급자에게 주겠다 ▲학원은 돈 받고 지식을 알려주지만 회사는 직원에게 지식을 받아야 한다 ▲일을 시작할 때는 기간을 꼭 제시하거나 제시 받는다 ▲당신이 미룬 오늘의 일로 회사는 망할 수 있다 ▲업무에 충실했을 때 휴가와 퇴근시 눈치보지 않는다 ▲본인의 업무만 충실할거면 프리랜서가 낫다 ▲절이 싫을 땐 해결책을 제안하고 개선되지 않는다면 떠나도 좋다 등이다. 

◆"새로운 시도에 겁을 내지 않는다"

다소 특이한 회사 경영 방침 만큼 김화수 대표의 인재 영입 방식도 색다르다. 능력있는 인재가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삼고초려를 넘어 오고초려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번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는 임원을 영입하기 위해 일요일에도 집 앞으로 몇번을 찾아가 설득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으로 스톤플라이코리아는 현재 국내 IT벤처기업 중 임직원 구성이 탄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화수 대표는 "스톤플라이코리아에는 '한 번 해보자'라고 생각하는 임직원들이 대부분이다. 새로운 시도에 겁을 내지 않는다. 도전하는 부분은 대표의 생각만으로는 절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스톤플라이코리아 최고 강점으로 직원들의 도전 정신을 꼽았다. 

반면 변화가 두려워 퇴사를 선택한 몇몇 직원에 대해선 아쉬움을 보였다. 김 대표는 "8년여간 사업을 운영하다보니 어떤 일에 있어선 반대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반대 의견은 중요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스톤플라이코리아를 창업한 건 '대기업보다 서비스를 더 잘 만들고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10년여간 몸담았던 IT서비스 업계 1위 기업인 삼성SDS를 박차고 나와 창업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직원들에게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다. 벤처는 도전이 당연한데, 저를 믿고 한번 해봤으면…"이라며 "스톤플라이코리아는 설립 당시 인프라 구축 전문회사로 시작해 2016년 서버 제조, 2017년 스토리지 제조 기술을 추가하며 발전해 왔다.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며 도전하는 것이 스톤플라이코리아의 성장 비결"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도전 정신'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스톤플라이코리아는 창립 이듬해인 2014년 매출 15억원을 달성한 이후 2015년 30억원, 2016년 60억원, 2017년 107억원, 2018년 170억원 등 매년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등 다수의 정부 포상도 받았다.

◆제조와 서비스 동시에 제공

스톤플라이코리아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미국계 글로벌 기업용 컴퓨팅 업체 HPE(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처럼 되는 것이다.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데다 컴퓨터 서버와 스토리지(Storage·데이터 저장소) 등 제조에서부터 IT인프라 구축 서비스까지 진행하고 있어서다. 이를 통해 HPE는 한해 매출 약 86조원을 올리고 있다. 

스톤플라이코리아도 제조와 IT인프라 구축 서비스까지 진행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국내 IT업체 중 유일하다. 주 사업분야는 IT인프라 구축과 서버·스토리지(x86) 제조 등이다. 현재는 이러한 기술이 국세청 포렌식 시스템과 교육, 금융, 국방 등에서 다양하게 적용돼 사용 중이다. 

더욱이 올해는 가상화 스토리지를 앞세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를 대상으로 한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주력 제품인 포렌식 장비 사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포렌식 장비는 기업 자료를 압수해 세금탈루 조작·변경 시도를 추출하는 솔루션과 압수수색 시 기업서버를 통째로 빠르게 복사하는 휴대형 DB서버가 있다.

김화수 대표는 "스톤플라이코리아는 HPE와 마찬가지로 통합 IT회사다. 제조와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업계 특성상 한박자 늦으면 안된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고객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만 신뢰가 쌓이고 관계도 지속된다"고 말했다. 

◆고객 데이터는 끝까지 책임진다

회사명인 스톤플라이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겼다. 고객의 데이터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스톤플라이는 강도래목 강도래과의 곤충으로, 알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몸 안에 품고 다니다 알이 부화하면 생을 마감한다. 

김화수 대표는 "스톤플라이코리아도 스톤플라이라는 곤충처럼 고객의 데이터를 한 번 맡으면 죽을 때까지 끝까지 책임지고 관리한다"며 "지난해 여러가지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앞으론 안정적으로 실적을 올리는 '절대 죽지 않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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