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기생충 수상 대서특필···일본 네티즌 “부럽고 억울하다”

11일 아사히신문 조간 1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톱 뉴스로 전하고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11일 아사히신문 조간 1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톱 뉴스로 전하고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한국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관왕, 영어 외 작품상 수상이라는 쾌거!”
“격차 사회의 잔혹함을 용서없이 영상화한 기념비적 작품”

일본 언론들은 한국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찬사와 축하를 보냈다. 10일 밤 NHK와 TV아사히를 비롯한 방송 매체들은 ‘기생충’의 줄거리와 함께 수상의 이유 및 한국의 반응 등을 상세히 전했으며, 11일 아침 조간 신문들도 일제히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일본의 유력지 아사히신문은 10일 석간 1면에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전하며 작품의 배경이 된 한국의 반지하 주택을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아사히는 ‘기생충’은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 사는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가족에 기생하며 일어나는 작품으로서 한국이 안고 있는 경제 격차, 직업 차별, 입시 전쟁 등의 요소를 망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사히는 11일 조간에도 1면 기사로 작품상 수상에 환호하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조여정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고, 24면과 26면에 걸쳐 예술성과 오락성을 모두 겸비한 수작으로 아카데미상의 벽을 깨부쉈다고 찬사를 보냈다.

도쿄신문은 사설을 통해서도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아카데미상, 마음을 갉아먹는 격차와 마주하다’라는 제목으로 “봉감독은 빈부라고 하는 보편적이며 피할 수 없는 테마와 마주했다” 면서 “감독 자신이 사회를 향해 작품으로 호소하는 영화예술가로서의 책무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보수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도 11일 조간 3면 및 7면, 24면에 걸쳐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산케이는 “한국에서는 수상식 모습이 생중계 됐다. 연합뉴스 등이 이를 속보로 전했으며 KBS는 정오 톱뉴스로 크게 보도했다”며 한국 언론의 보도 양상을 소개했다. 

10일 밤 TV아사히가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영화평론가의 분석을 곁들여 상세히 전했다 (이미지: TV 아사히 뉴스 화면 캡쳐)
10일 밤 TV아사히가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영화평론가의 분석을 곁들여 상세히 전했다 (이미지: TV 아사히 뉴스 화면 캡쳐)

NHK는 10일 저녁 9시 뉴스에서 ‘기생충, 외국어 영화의 첫 작품상 수상’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소식을 비중있게 전했다.

아카데미상 수상 직후인 오후 2시 경에는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서 기생충의 일본판 제목인 ‘패러사이트’가 검색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아카데미상 4관왕 소식을 전한 기사는 엔터테이먼트 부문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기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기생충은 현재 일본 전역에서 개봉 중으로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내 배급사 ‘비터스엔드’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5일 기준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가 일본에서 100만명을 넘긴 것은 2005년 배용준 주연의 영화 ‘외출’ 이후 15년 만이자, ‘쉬리’와 ‘내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이어 4번째다.  

한편 ‘야후재팬’은 10일 자사 포털 뉴스 ‘엔터테이먼트’ 카테고리에 있는 ‘모두의 의견’이라는 코너에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에 납득하느냐’는 제목의 온라인 설문 조사를 올렸다.

야후재팬에서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대해 납득하느냐”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 야후재팬 뉴스 캡쳐)
야후재팬에서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대해 납득하느냐”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 야후재팬 뉴스 캡쳐)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설문조사에는 11일 정오를 기준으로 약 8천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해 ‘납득한다’가 71.6%로 ‘납득할 수 없다’ (28.4%)는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댓글 가운데는 “(이같은 조사를 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반응과 함께 “정치와 문화는 별개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재밌다. 영화를 꼭 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밖에도 온라인 상에서는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계기로 “일본 영화계, 특히 대형 영화사는 눈을 떴으면 한다”, “일본의 아이돌 영화와는 달리 한국 배우들은 수준이 높다. 이 점을 본받아야 한다”, “음악에서는 BTS에게, 영화에서는 이번 작품으로 한국에 추월당했다. 너무 부럽고 억울하다”는 목소리들이 눈에 띄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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