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이용자가 2300만명…시장 위협" vs
"자본금, 미래에셋 50분의1…판도 바꾸기 불가능"
카카오페이증권, '절차 최소' 전략…"단시간 내 고객 확충"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계열사 편입을 마치고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하면서 기존 증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6일 카카오페이측은 바로투자증권 인수 작업을 마치고 기술과 결합한 증권·투자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승인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분 60%를 보유한 대주주 자격을 갖게 됐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지분 인수를 통해 증권 서비스 사업의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의 일이다. 바로투자증권은 기업금융에 특화한 중소형 증권사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중개하며 금융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롭게 탄생한 카카오페이증권의 전체 경영 총괄 및 신설 리테일 사업 부문은 새로 선임된 김대홍 대표가 담당한다. 기존의 기업금융 사업 부문은 윤기정 대표가 맡는다. 카카오페이증권이 내세우고 있는 기치는 바로 ‘투자 및 자산관리의 대중화’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 플랫폼의 편의성·연결성·기술력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산 규모가 적은 사용자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증권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첫 번째 고객층은 기존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증권은 충전식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 계좌로 바꾸면 기존 200만원 한도가 사라지고 이자 수익과 1인당 최대 5000만원의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핀테크를 앞세운 특유의 간편 서비스를 증권업에 적용한다는 게 카카오페이증권의 주요 전략이다. 공인인증서를 이용해야 하는 기존 인터넷뱅킹의 불편함을 없애고 거쳐야 할 절차를 최소화해 쉬운 서비스로 단시간 내에 고객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카카오페이는 여러 금융사와 제휴해 체크카드, 환전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증권업까지 진출하게 되면 금융상품을 직접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투자 중개와 금융상품 판매로 영역을 넓히면 자연스럽게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식을 거래하려면 자금 예치 계좌가 필수인데, 금융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첫 서비스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이용자를 중심으로 수신액을 늘린다면 기본 주식 서비스 사용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증권이 파격적인 금리 혜택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도 높다.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금융 소비자들은 마땅한 재테크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쉬운 금융 서비스와 금리 혜택을 내세운다면 증권 사용자는 물론 새로운 카카오페이 사용자를 추가로 유입시키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또한 카카오페이는 사회 초년생, 대학생 등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젊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소액 기반 금융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 증권, 은행 등 기존 금융권과 맺은 파트너십에 자사 증권 플랫폼을 더한다면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페이는 뿐만 아니라 현재 P2P(개인간거래) 상품 위주인 투자 서비스에 펀드를 추가하고, 장기적으로는 투자 솔루션·자문형 자산배분 서비스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비대면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등도 구상 중이다.

이 가운데 기존 증권사들은 "카카오페이가 2300만명에 이르는 막강한 사용자 기반을 활용해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주식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증권선물위원회가 카카오의 증권사 인수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4.9% 급락하기도 했다.

정부와 금융소비자들은 반대로 카카오가 일으킬 '메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출시 이후 시중은행들의 온라인 뱅킹 간편화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증권업계도 이전보다 편리한 비대면 서비스 경쟁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메기 효과'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증권사 수익구조가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업무에서 투자은행이나 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업무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탓이다.

이런 분야들은 오랜 경험이나 고객으로부터 신뢰가 필요한데, 업력이 짧은 카카오페이증권 입장에선 불리할 수 있다. 통상 고액 자산가들이 핀테크를 활용한 비대면 투자보다는 직접 상담을 선호한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자본규모 면에서도 카카오페이증권이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기는 어렵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금융업의 특성상 자본에 한계가 있는 상태에서 업계 판도를 바꾸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자본규모는 카카오페이 자본금 1108억원에 바로투자증권의 601억원을 더해 약 17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8조5523억원)와 약 50배 차이가 난다. 

결국 카카오페이증권의 성공 여부는 증권이 고위험상품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 해소를 위해 신뢰가 높은 상품을 파는 등 불안요소를 없애는 데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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