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 등 주력 5개社, 세계 시장서 '활개'

효성 조현준 회장 (효성 제공)
효성 조현준 회장. (효성 제공)

취임 3년째를 맞은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평소 "해답은 고객에게 있다"며 강조해온 'VOC(고객의 목소리) 경영'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효성을 비롯해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주력 5개사의 영업이익이 3년만에 다시 1조원(2019년 잠정실적 기준)을 넘어섰다. 조현준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확실하게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효성그룹은 주력 5개 회사의 총 매출은 18조119억원, 영업이익은 총 1조102억원을 달성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 매출 11조9291억원, 영업이익 1조163억원으로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이후 3년 만이다. 동종업계가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올린 성과라 더욱 눈부시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경쟁심화로 공급초과 상황인 중국시장 등에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프리미엄 섬유제품 판매 증가와 베트남·중국·인도 등 주요 해외법인들의 실적 호조, 효성티앤에스 등 자회사들의 해외수출 증가,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미래 신사업의 수익 개선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 별로는 ㈜효성이 매출액 3조3813억원, 영업이익 2447억원을 올렸다.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로 전년(매출액 3조25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 대비 각각 12.6%, 57.9% 늘었다. 

특히 금융IT 자회사인 효성티앤에스는 미국과 러시아 등 해외 판매가 늘면서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인 매출액 9433억원, 영업이익 972억원을 달성했다.
  
스판덱스 세계 1위인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매출 5조9831억원, 영업익 3229억원을 거뒀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9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인도 공장을 비롯한 중국·베트남 등 해외 생산법인을 중심으로 스판덱스 판매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취저우 NF3(삼불화질소) 공장도 정상 가동하며 흑자를 내는 등 해외법인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
 
효성첨단소재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자동차 시장 위축에도 세계 1위 제품인 타이어코드 판매가 유지됐다. 특히 미래사업인 아라미드와 탄소섬유의 판매가 본격화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3조536억원, 영업이익 1583억원을 기록했다. 

효성화학은 매출 1조8125억원, 영업이익 1539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PP(폴리프로필렌) 부문에서 브랜드가치 제고로 수익성이 늘고, 신사업인 폴리케톤의 판매가 전년(18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등 실적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효성중공업의 경우 전력 부문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반덤핑 관세 부과 등으로 다소 부진했다. 그럼에도 건설 부문이 주거와 정비사업, 토목 등에서 우량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주하면서 매출 3조7814억원, 영업익 1303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성과는 조 회장의 'VOC(고객의 목소리) 경영' 결과라는 평가다. 실제 조 회장은 지난 2016년 취임 후 글로벌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해 생산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한편, 프랑스와 중국 등 글로벌 섬유 전시회에 직접 참여해 고객을 직접 만나는 등 현장 경영의 보폭을 넓혀 왔다. 

이와 함께 인도 모디 총리, 베트남 응웬 푹 쑤언 총리, 멕시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등 주요 국가의 최정상 인사와 직접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도 주력했다.
 
조 회장은 IT 사업에 대한 전문가적 지식과 글로벌한 경영 감각을 바탕으로 ATM(자동화기기) 제조전문 기업인 효성티앤에스의 해외 판매 확대를 직접 이끌어 왔다. 그 결과 효성티앤에스는 미국과 러시아 등 전세계 30여 국가의 주요 대형 은행에 제품을 공급하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섬유시장인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스판덱스 부문의 C(China)-프로젝트를 이끄는 등 주력 사업에 대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초석을 직접 다져왔다. 결국 이들 해외 생산법인들이 최근 수년 간 효성의 실적을 견인하는 중요한 기반이 됐다.

소재 분야 미래 신사업도 적극 육성했다. 지난해에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NF3, 폴리케톤 등 신사업 부문의 수익이 본격적으로 개선하면서 실적 향상의 디딤돌이 됐다.

효성첨단소재는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연산 2만4000톤(10개 라인)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연산 2000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며, 2월 중 연산 2000톤 규모의 1개 라인 증설 완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한 이후 2013년부터 전주 공장에서 생산·판매를 본격화했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신규 고객을 늘려 왔으며, 제조 원가 절감에도 적극 나섰다. 특히 수소자동차 연료저장탱크 등 시장 기회를 포착하고 즉각적인 증설 투자에 나서는 등 시장 확대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효성화학 박준형 대표이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한 국내 전시회에서 폴리케톤으로 만든 수도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화학 박준형 대표이사(오른쪽 두 번째)가 한 국내 전시회에서 폴리케톤으로 만든 수도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효성 제공)

아라미드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도가 강하지만 내열성, 내화학성을 지니고 있어 고성능 타이어, 호스, 방탄복, 방탄헬멧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5G 통신망용 광케이블로 아라미드가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했고, 방탄 소재와 산업용 타이어 등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늘고 판가도 확대하면서 수익이 개선됐다. 효성첨단소재는 현재 울산에 연산 1250톤 규모의 공장을 운영 중이며, 2021년까지 연산 5000톤의 생산 능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사업인 NF3도 수익이 크게 개선되며, 안정적 흑자 기조를 마련했다. NF3는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나 LCD, 태양전지의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이 묻어 있는 장비의 세척에 쓰이는 기체다. 

효성은 용연과 중국 저장성 취저우에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해에는 취저우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되면서 수익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폴리케톤 사업 역시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나면서 효성화학의 수익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케톤은 지난 2013년 효성이 세계 최초로 상업생산에 성공했으며, 울산 용연에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폴리케톤은 크게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용도와 초고강도 슈퍼섬유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효성은 완구류, 화장품 부품 등에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효성화학은 올해도 판매량을 2배 이상 늘리며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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