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입장문 발표…"조원태 회장 중심 체제 지지"
지분율 1.47%p차 박빙 속 국민연금 등이 주요 변수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주주총회를 한달여 앞둔 가운데 한진가 장남인 조원태 회장과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남매간 경영권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4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공동 전선 구축을 공식화했다. 당시 이들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며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선 개선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는 3월 열리는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을 막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6.49%다. 여기에 KCGI(17.29%)와 반도건설(8.28%)의 지분이 더해지면 32.06%가 된다.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8%를 제하더라도 총 지분 31.98%를 확보한 셈이다.

반면 조 회장은 본인이 보유한 지분 6.25%에 '백기사'를 자처하는 델타항공 지분 10%, 조 회장에게 우호적인 카카오 지분 1%를 합해도 17.25%에 불과했다. 이런 와중에 한진칼 지분 6.47%와 5.31%를 보유한 동생과 어머니가 조 회장의 편에 서면서 총 지분은 33.45%로 늘어나게 됐다.

이대로라면 양측의 지분율은 1.47%포인트 차로 박빙이다. 그런만큼 국민연금과 헤지펀드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개인 등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4.11%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3.61%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간 지분율 차이가 2%도 안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등이 캐스트보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의적 명분과 소액주주의 마음을 잡는 여론이 경영권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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