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NH·KB증권 등 담당자 교체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인한 후폭풍이 증권가 인사로까지 번지고 있다.

라임운용과의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로 손실을 본 증권사들이 프라임 브로커리지서비스(PBS)사업부 임원들을 줄줄이 경질하고 있다. PBS란 증권사가 헤지펀드운용에 필요한 투자, 대출, 자문, 리서치 등을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를 말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PBS 본부장으로 김홍기 전무대우를 선임하고 전임 임일우 본부장을 보직해임했다. 임 전 본부장은 이종필 라임 부사장과 함께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상반기 그는 PBS 업무 성과에 힘입어 보수 13억원을 받아 신한금융투자 내에서 연봉 1위 자리에 올랐다. PBS 사업자 중 후발주자에 속하는 신한금융은 지난 2017년 초 자기자본 3억원 요건을 충족,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라임운용과 합작한 대표 상품 무역금융펀드가 `폰지사기(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 논란에 휘말리면서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 에쿼티본부장이던 김 전무를 선임한 것은 이번 사태로 잃게 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자는 쇄신의 의미로 볼 수 있다.

앞서 NH투자증권도 정기 인사를 통해 PBS 담당 본부장을 교체했다. NH 투자증권은 라임운용과 PBS 거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1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NH 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손해액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4분기 충당금으로 100 억원 이상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신임 PBS 본부장으로는 박종현 에쿼티세일즈본부장을 선임했다.

KB증권 역시 라임운용과의 PBS 거래를 담당해 온 델타원솔루션본부 부서장을 리스크 부문 출신으로 교체했다. 이들 세 투자사 외에 추가 인사조치가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업계에서는 당분간 PBS 사업 자체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잇단 금융 사고로 인해 주요 판매사 추천 상품 목록에서 전문사모나 폐쇄형 펀드는 아예 빠지는 분위기"라며 “ 제로 10월과 11월 PBS 계약고도 라임자산운용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에서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TRS는 기초자산에서 발생한 실제 현금 흐름과 사전에 약정된 확정 현금 흐름을 교환하는 거래를 가리키는 말이다. 즉, 라임자산운용이 TRS 계약을 한 증권사에게 주식을 사달라고 요청하면 증권사가 라임운용 대신 자신의 명의로 주식을 취득한다. 증권사의 돈으로 매매를 하고 그에 따른 손익은 라임자산운용이 가져가는 것이다.

TRS 거래를 통해 증권사는 수수료를 챙길 수 있고, 라임은 증권사 자금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을 내는 효과가 있다. 다만 금융사들은 TRS 계약이 지난해 기업들의 부당거래에도 이용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당한 거래이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원 중 하나"라며 부인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 PBS 사업부가 라임자산운용과 TRS 계약을 맺고 라임자산운용의 지시대로 수행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수장 교체 등의 조치가 이뤄지게 된 것은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까지 함께 보고 있는 상황에서 원활한 업무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또한 최근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을 하면서 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 등에도 책임을 묻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이 모씨는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라임자산운용을 상대로 5000만원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우리은행을 통해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 TF-1호'(무역금융 펀드)와 연계한 펀드에 1억원을 투자했다가 만기가 돌아왔으나 약정한 환매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그는 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에도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은 현재 주요 인력이 한꺼번에 이탈하면서 업무 공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에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을 맡고 있는 소은석 상무와 임일수 이사 및 부동산운용을 이끄는 김동혁 이사는 지난달 31일자로 사임했다. 주식운용을 담당하는 김영준 이사도 지난해 2월에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집행임원직을 유지하다 지난달 31일 사임 처리됐다.

아이번 사태의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이종필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도주해 현재 잠적 상태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렸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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