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운항 중단...중국 노선 승객 40% 예약 취소
증권가에선 "오히려 반등 기회 될 것" 분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일본과의 관계 개선과 중국의 한한령 해제 등으로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그런데 생각지 않은 악재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중국발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차례로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분위기다. 지난 23일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먼저 주 4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런가 하면 에어서울은 우한뿐 아니라 중국 전 지역 취항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28일 에어서울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인천~장자제, 인천~린이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당 노선은 각각 주 3회(수·금·일), 주 2회(화·토) 운항되고 있었다.

제주항공의 경우 부산~장자제 노선은 29일부터, 무안~장자제 노선은 오는 30일부터 운항을 중지한다. 이스타항공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청주~장자제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으며, 다른 노선도 추가 중단을 검토 중이다.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의 신규 취항을 연기한 티웨이항공도 현재 중국 노선의 스케줄 조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에서는 현재 인천~산야, 인천~칭다오, 대구~장자제 등 6개의 중국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항공사마다 중국 노선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여객 수요 급감에 노선 중단, 수수료 면제 등으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올해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노선 승객의 예약 취소는 30~40%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 노선 비중이 높은 항공사일수록 예상되는 타격은 크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중국 노선의 매출 비중은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대한항공 13%, 티웨이항공 4% 등이다. 여기에 2019년 11월 현재 외국인 입국자 중 중국인의 비중이 35%에 이르다 보니 여객 감소로 인한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악재가 2003년 사스 사태와 2015년 메르스 발병 때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사스 발생 당시 항공기 여객 수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5개월이 소요됐다. 사스는 전세계적으로 8273명이 감염됐으며 이 중 중국이 5328명, 홍콩이 1755명으로 전체의 85.6%를 차지했다.

메르스가 발생했던 2015년의 경우 여객수 회복까지 걸린 시간은 3개월이다. 메르스는 국내에서 186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39명이 사망했다. 다만 이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제외한 저가항공사에게는 큰 타격이 없었다. 국내에서 발생한 질병이다 보니 해외 여객 수요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한편 29일 오전 9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는 4316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이미 100명을 넘겼다.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기준 중국 30개 성시 우한폐렴 확진 환자가 4515명, 사망자가 106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의심환자도 6973명에 이른다.

우한 폐렴은 증상 발현 이전에도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스 때보다 전염 위험이 더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메르스에 비하면 치사율은 낮으나 전염성이 높다는 점이 여객 수요에는 보다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우한 폐렴으로 인한 항공사들의 악재가 오히려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하준영 연구원은 “우한 폐렴 발생 소식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며 “사태가 안정된다면 그 동안 미뤄졌던 여행수요까지 더해져 항공 여객수요는 크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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