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보단 내실에 방점찍는 대기업들…임원 승진자 '확' 줄였다

국내 주요 그룹들의 2020년 정기 임원 승진 규모가 전년에 비해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한 20개 그룹 221개 계열사의 승진자 현황을 2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임원 승진자는 모두 15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359명(18.7%) 감소한 것으로,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이다. 전체 임원 승진 인사 규모는 2016년 1593명, 2017년 1653명, 2018년 1906명, 2019년 1921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 대비해 큰 변화를 주는 조직 확대보단 내실 경영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게 CEO스코어 측 설명이다.

20개 그룹 가운데 승진 임원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총 312명으로 집계됐다. 롯데(170명)와 LG(164명), 한화(135명), SK(117명), 미래에셋(103명) 등도 세 자릿수를 넘었다.

다만 롯데는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 승진자(284명)보다 114명(40.1%)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임원 승진자가 세 자릿수 이상 줄어든 그룹은 롯데가 유일했다.

롯데에 이어 포스코(41명, 52.6%), SK(41명, 25.9%), LG(25명, 13.2%), 대림(21명, 51.2%), 미래에셋(20명, 16.3%), CJ(19명, 24.7%), 현대중공업(18명, 17.6%), KT(18명, 18.9%), 한국투자금융(16명, 27.1%), 삼성(13명, 4.0%), 신세계(10명, 16.4%) 등도 전년보다 승진 임원수를 줄였다.

직위별로는 상무와 부사장 승진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0년 인사에서 상무(이사 포함) 승진자는 총 1036명이었다. 이는 2019년(1297명)에 비해 261명(20.1%) 줄어든 것이다. 부사장은 140명에서 97명으로 43명(30.7%)나 감소했다.

전무 승진자는 250명에서 237명으로 13명(5.2%) 줄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2016년 39명(전체 비중 2.4%)에서 2017년 48명(2.9%), 2018년 74명(3.9%), 2019년 88명(4.6%) 등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던 여성 임원 승진자는 올해 72명으로 전년에 비해 다소 줄었다. 다만, 전체 승진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4.6%로 같았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수시인사로 전환한 현대차그룹과 두산그룹, 2019년 임원인사를 실시하지 않은 한진그룹 등은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