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에서 한국을 “기본 가치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언급…같은 날 독도 영유권 주장 전시관 개관에 각료들은 “독도는 일본땅” 주장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도라노몬(虎ノ門)에 있는 미쓰이(三井) 빌딩에 위치한 ‘영토·주권 전시관’의 개관을 알리는 홍보물. 원래 있던 전시관을 확장 및 이전해 21일부터 일반 관람객을 맞이하게 된다. 3개의 그림은 독도 등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3개 섬 지역의 지도다.  (이미지: 영토·주권 전시관 홈페이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일 국회 시정 방침 연설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설명하면서 한국에 대해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그렇다면 더욱 나라와 나라 사이의 약속을 지키고 미래 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쌓아 올리길 간절하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가 시정 방침 연설에서 한국을 ‘가치 공유’의 나라로 표현한 것은 2014년에 이어 6년 만이다. 국회 시정 방침 연설은 내각을 대표해 그 해 일본의 기본 방침을 천명한다는 점에서 매해 주목되어 왔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집권 후 2013년과 2014년 연설에서는 한국과 ‘기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2015년에는 ‘가치’에 대한 언급 없이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만 표현했다. 

이어 2016년과 2017년에는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언급함으로써 ‘가치 공유’ 보다는 긴밀성이 떨어지는 표현을 선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시정 방침 연설인 2018년 연설에서는 이같은 표현 마저도 아예 삭제했다. 

2019년에는 대북 정책에 관해 언급하면서 “미국이나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한 것 이외에 별도로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20일 국회에서 시정 연설을 하는 아베신조 일본 총리 (NHK 뉴스 화면 캡쳐)

이로써 일단 6년만에 한국과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한다고 언급한 점을 통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는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약 15개월만에 이뤄진 한일정상회담 이후의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반면 이와 동시에 “그렇다면 더욱 나라와 나라 사이의 약속을 지키라”고 덧붙이면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징용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즉 ‘기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에게 징용 문제에 대한 양보를 재차 요구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같은 날 일본은 독도에 대한 자국의 영유권 선전을 강화하기 위해 ‘영토·주권 전시관’이라는 이름의 전시관 개관식을 열었으며, 주요 각료들이 잇따라 ‘독도는 일본땅’을 주장하는 발언을 쏟아 냈다. 

개관식은 총리실 직속의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 주관으로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영토문제담당상을 비롯해 지자체 관계자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21일 오전 10시부터는 일반 관람객들도 관람이 가능하다.

기존에 있던 전시관을 이전·확장한 새 전시관은 쿠릴 4개 점(북방영토), 독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등 러시아, 한국, 중국과 각각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는 3개 섬의 상설 전시공간을 갖춰 일본 측 주장을 홍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이날 국회 연설에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로 봐도, 국제법상으로 봐도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했고, 에토 영토문제담당상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각료들의 ‘독도 도발’이 재개되기도 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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