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계열사 97곳 중 9곳 등기임원 겸직
쇼핑·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는 유지할 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건설의 사내이사와 등기임원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타 계열사에서도 연쇄 사임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2017년부터 맡아 온 롯데건설 사내이사에서 지난해 말 물러났다. 그는 미등기임원 명단에서도 제외돼 사실상 건설에서 손을 뗐다. 롯데그룹 측은 사임 이유에 대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에 따른 책임 통감 차원”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건설이 롯데그룹 소속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완전한 롯데지주 편입 계열사로 보기 어렵다는 측면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신 회장으로서는 제대로 된 계열사가 아닌 곳의 사내이사 자리를 유지하기가 부담이 됐으리라는 것이다. 롯데건설의 매출 일부가 캡티브 물량인 만큼 여론을 의식했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계열사 독립경영에 대한 요구가 커지다 보니 신 회장이 다른 계열사 임원 자리에서도 내려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 97곳 중에서 신 회장이 등기임원으로서 겸직하고 있는 곳은 9개사이다.

그는 롯데지주·제과·케미칼·호텔 대표이사, 롯데쇼핑·건설·칠성음료·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사내이사를 함께 맡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기타비상무이사로 겸직 중이다. 이는 경쟁 대기업들의 총수와 비교하면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재계의 평가이다.

그러나 올해 호텔롯데 상장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연쇄 사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주요 핵심 계열사의 경우에는 신 회장이 쉽게 손을 뗄 수 없는 상황이다.

호텔롯데는 상장 이슈가 있는데다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공동소유하고 있는 곳들은 대규모 개편의 핵심에 있다. 롯데쇼핑과 함께 롯데그룹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는 롯데케미칼 역시 사내이사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롯데건설은 유통 및 화학 등 핵심 계열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실적 기여도가 낮은데다 신 회장의 전문분야도 아니다 보니 쉽게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지주의 직접 지배를 받고 있는 핵심 계열사들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타 계열사 등기임원이나 사내이사직 사임과 관련된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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