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략 검토중…결정된 바는 없어”

LG화학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전지사업본부를 분사한다는 설이 퍼지면서 향후 사업 구조가 어떤 변화를 맞을지 주목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 7월을 목표로 전기차 배터리 독립 법인을 세울 예정이며 새로운 법인은 LG화학의 자회사가 될 전망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 LG화학 신학철 부회장도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전지사업의 비중을 오는 2024년까지 50%(약 31조원 규모)까지 높일 것”이라고 언급해 분사설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도 LG화학의 전지사업은 회사의 주요 캐시카우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3분기 전지사업 누적 매출액은 전년대비 32.7% 뛴 5조8697억원을 기록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2%에서 27.7%로 커졌다.

특히 배터리는 가전과 함께 LG그룹에서 몇 안 되는 글로벌 선두 사업으로 꼽힌다. LG화학은 지난 6일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미국 시장 선점을 준비하고 있다.

LG화학 생산기지는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중국·유럽에 포진해 있으며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 뿐 아니라 미국의 테슬라·GM·포드·크라이슬러, 유럽의 폴크스바겐·아우디·다임러·르노·볼보·재규어 등이 LG화학의 고객사이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부문의 분사가 이뤄진다면 투자나 협업, 신용등급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유리한 면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등 기술 경쟁 면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 배터리 분사와 관련, “물적 분할을 통해 100% 자회사 형태로 분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 연구원은 “분사 범위를 2차전지에 한정할지 ESS와 소형전지를 포함한 전지사업 전체로 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사업 시너지를 고려하면 전지사업 전체 분사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분사가 이뤄진다면 중국 CATL 등 경쟁사들과 직접적인 가치 비교를 통한 전사적인 가치 상승이 가능하다. 아울러 총 1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투자금도 IPO를 통해 충분히 조달이 가능하며 재무구조 안정화로 투자 여력도 늘어난다고 황 연구원은 설명했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없지 않다. EV용 이차전지 매출액은 2024년 약 31조원으로 예상되는 성장사업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아직은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급격히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재무나 사고 등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태다.

LG화학 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반발 여론을 잠재우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전지 부문이 그간 수익에 기여하기보다는 투자 등의 혜택을 오히려 많이 받아 왔는데 이제 와서 분사하게 되면 다른 사업부에서 불만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사가 LG그룹의 모태인 LG화학의 업계 순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화학 관계자는 독립법인 추진 보도에 대해 “당사는 전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는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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