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성장해온 국내 부품사들 타격 불가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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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생산방식 비교 그래프/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해외로 생산 거점을 옮기면서 국내 부품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부품업체 윙테크와 ODM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는 화친 텔레콤 테크놀로지와 손잡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또 다른 ODM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ODM이란 제품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하청업체가 전부 생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원청은 여기에 자사의 상표만 부착해 판매한다. OEM이 원청업체가 설계한 제품을 하청이 생산만 하는 방식이라면 ODM은 생산 전 과정을 하청이 맡는 셈이다.

LG전자 역시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ODM 확대 방침을 밝혔다. LG전자는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의 ODM을 확대해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ODM을 활용해 발생한 내부 연구개발 리소스를 프리미엄 개발에 투자해 이익을 내고 이를 다시 투자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LG전자는 경기도 평택에 있는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 보다 적극적인 원가 절감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런 움직임은 스마트폰의 전 세계적인 보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중저가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중심으로 ODM을 통해 인건비를 절약하고 현지 업체에 개발을 위탁함으로써 개발 비용도 아낀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업체들과 동반 성장해 온 국내 부품사들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원가 절감 이전에 ‘상생’이라는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실제로 하청 기업들은 스마트폰의 제조와 설계가 중국 업체에 넘어가면 단가 인하 압력이 가중되거나 수주 물량을 빼앗길 것으로 예상한다. 한 부품사 대표는 “삼성전자의 구상대로라면 기존보다 매출이 30~40% 가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ODM 생산 물량은 전체 생산량의 30% 가량인 약 1억 대로 예상됐으나 지난달 삼성전자 협력사 협회 ‘협성회’가 ODM 확대를 결정하면서 물량이 6000만대로 크게 늘어났다. 한화리서치 추산에 따르면 ODM 확대로 부품 업체들이 입을 피해 규모는 약 3조4000억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어려워질수록 동반 성장을 위해 국내 부품기술을 육성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 역시 부품 생태계 전반을 살피고 필요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일부 제한된 모델에 한해서 합작개발생산(JDM)을 시행하고 있다"며 "물량 확대는 내년 상황과 고객들의 피드백을 보고 결정할 것이나 협력사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스마트폰 ODM 확대와 관련해 "중국 사업만 생산 설비를 철수해서 협력사 입장에서는 큰 영향이 없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협력체와의 상생을 위해 많이 고민하는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하청업체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등이 상생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며 우려하는 모습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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