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전략·해외 시장 출혈경쟁 등 원인 지목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정작 수익 측면에서는 경쟁사인 애플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2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영업익은 120억달러(약 13조9920억원)로 나타났다. 이 중 애플은 전체 영업익의 66%인 80억달러(9조3280억원)를 벌어들여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매출로만 놓고 보면 애플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2%에 불과하다. 반면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출하 물량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벌어들인 이익은 20억 달러로 17%의 비중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 동안만 2억9460만대에 이르는 스마트폰 물량을 생산했다. 애플의 생산량은 2억960만대로 3위인 화웨이의 2억70만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애플과 화웨이의 영업이익 비중은 애플이 74%포인트나 높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조사 결과 애플은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영업익 78%를 독점했다. 2위인 삼성전자는 14%, 화웨이는 4%, 오포 1.9%, 비보 1.5%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 대수 혹은 매출과 영업이익 사이의 괴리가 큰 이유는 애플의 전통적인 고가 전략에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타 업체와 달래 애플은 파격 할인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 영업이익 면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

SA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도매 평균가가 삼성전자의 경우 약 28만5000원(251달러), 화웨이는 약 25만7000원(226달러)인 데 비해 애플 아이폰은 약 89만3000원(786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해외 시장에서 삼성을 맹추격하고 있는 신생 업체들을 따돌리려는 출혈 경쟁이 심한 것도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더구나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위기 요소다.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1.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현지 업체의 저가, 성능 추격전에 점유율은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했고 2019년 2분기에는 0.8%로 급락했다.

구글플레이 차단과 사드 및 갤럭시7 배터리 발화 이후 계속되고 있는 한한령, 늦은 현지화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이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에 있다는 점도 삼성이 점유율을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다.

중국 업체들의 제품들은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며 저가 소비자들을 이탈시켰으며,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이 그 위치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동남아시아나 인도 등 타 지역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그나마도 녹록치 않다.

중저가로 무장한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도의 경우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전방위적인 하방 압박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점차 길어지는 것도 불리한 변화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올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샤오미(26%)·삼성(19%)·비보(17%)·리얼미(16%)·오포(8%)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즉 삼성전자 한 곳만 해도 죄다 중국 업체들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업체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순식간에 잠식할 수 있었던 것은 합종연횡을 통한 '원 차이나' 전략 덕분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격대별 맞춤형 제품 출시를 통한 시장 분할 전략이 주효했던 것.

물량·마케팅 공세도 상당해서 비보는 해외 기업들이 모여 있는 뉴델리 남부 신도시 구르가온 지하철역에 '비보'라는 이름을 붙이고, 내부를 자사 스마트폰 광고로 도배했다. 샤오미는 상시 1000∼2000루피(약 1만7000∼3만4000원) 할인 정책을 바탕으로 인도에서 판매량 1억대를 넘기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제 5G 폴더블폰으로 시장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전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출시, 폴더블폰 갤럭시폴드 출시 등 한 발 앞선 전략을 토대로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폼펙트로 프리미엄 시장까지 사정권 안에 포함시켜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시킨다는 계획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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