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의 매각 작업이 아직은 진행 중인 가운데, 유력 후보였던 애경이 아시아나 대신 저가항공사 이스타를 인수하면서 항공업계의 내년 판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은 지난 18일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내용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경영권 인수를 위해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51.17%)를 인수하게 된다. 비록 아시아나 인수를 통해 대형 항공사(FSC)로 도약한다는 계획은 무산됐으나 차선책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강자로 발돋움한다는 게 애경측의 구상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6일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애경그룹을 제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상자로 사실상 확정됐으며 양측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에 서명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측에 먼저 매각을 제안한 쪽은 제주항공측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LCC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의 운영효율을 높이겠다”고는 포부를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부터 국내 운항을 잠정 중단한 보잉 737-맥스8 기종 여파와 한·일 관계 경색으로 인한 일본여행 보이콧으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9월경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1~3개월간의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며, 매각설은 2007년 창립 이후 수 차례 제기돼 왔다 올해 10월에 다시 불거졌다.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을 타개함과 동시에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결단의 차원에서 제주항공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내년도 LCC업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올해 2~3분기 적자를 기록한 LCC 업계는 내년도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등 3개사가 새롭게 진입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저비용항공시장의 공급은 내년을 기점으로 둔화되는 반면 여객 수요는 단기 저점을 통과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의미 있는 시장 재편은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으로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선두 기업의 등장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다만 12월 중순부터는 여객시장이 다시 성수기에 들어가면서 일시적이나마 수요 회복이 이뤄질 전망이며, 내년 1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또 여행객들이 일본 대신 동남아를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겨울은 동남아 여행의 최적 시기인 만큼 매출 회복을 노려볼 법 하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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