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기술 내부거래 증가 일감몰아주기 의혹
사업다각화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무산
기업금융 투자운용사업 성과 부진도 한몫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던 이현 키움증권 대표의 리더십이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3분기 실적은 호조를 기록했으나 무리한 경영으로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그가 경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다우기술을 대상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모습이다.

고객의 이익은 등한시한 채 그룹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수익 증대에만 치중한 게 아니냐는 것.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현 대표가 의심스러운 눈길을 받는 몇 가지 이유에 대해 짚어 보았다.

이익 증가에 비해 부채 규모도 늘어

키움증권의 ‘개국공신’ 중 하나인 이현 대표는 조흥은행과 동원증권 등에서 금융맨으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리서치센터, 리테일영업총괄본부 등을 거쳐온 그는 2013년 키움저축은행 초대 대표이사 부사장 자리에 오른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했고,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에서 2018년 키움증권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다만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별개로 키움증권 내부에서는 실적부진과 재무악화, 오너 일가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일감지원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 대표 취임 직후인 2016년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0억원, 114억원 등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22%씩 떨어졌다고 금융감독원 등 관계자들은 말한다. 키움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회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90억원, 1932억원 등으로 전년 실적인 3158억원, 2416억원 등에 비해 각각 8.5%, 20%씩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3분기의 경우 누적 영업이익 규모가 3536억원으로 전년 동기(2795억원) 대비 약 28% 상승으며 순이익 규모도 2152억원에서 2773억원으로 29% 오르면서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는 우선 일단락된 모습이다.

문제는 키움증권이 올린 이익만큼 비용도 증가했다는 데 있다. 올 3분기 키움증권의 영업비용은 1조1618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비용 규모인 6179억원에 비해 88%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비용 증가로 인한 부채규모 확대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17년 말 연결기준 10조원 수준이던 키움증권의 부채규모는 1년 후 16조1739억원까지 불어났다.

부채비율 역시 증가해 649.14%에서 782.95%으며, 특히 3분기 연결기준 부채규모는 20조7188억원, 부채비율은 940.09%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불건전하고 지불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그러나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키움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금융(IB) 사업 확대에집중해 왔다. 그러나 기술사업금융, 기업금융 등 종합 여신금융서비스를 통한 사업 다각화 시도 과정에서 부채 역시 그 규모가 커졌다. 여기에 자본적정성 지표가 가파르게 저하된 데다 인터넷은행·부동산신탁업 등 진출이 무산되면서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주식 위탁매매에 특화돼 있는 키움증권은 개인 투자자들의 충성도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성장해 온 업체이다. 키움증권의 올 3분기 기준 국내 주식 거래대금 점유율은 19.2%이며 개인투자자로만 본다면 점유율은 30.3%에 이른다. 하지만 이로 인해 대부분의 수익은 리테일로 발생하게 됐고,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과 대형 증권사들과의 경쟁으로 인해 중장기적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점유율은 높으나 주식 시장의 위축으로 수익률은 떨어졌으며 수탁수수료 역시 전년대비 7.2% 감소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2년 옛 삼신저축은행을 인수해 스탁론 등 자산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을 이끈 적이 있고 2016년에는 TS저축은행을 사들여 저축은행 영업을 확대했었다.

2014년에는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해 키움자산운용과 합병,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출범시켜 자산운용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으며 지난해의 경우 키움캐피탈을 설립해 IB 분야에서의 사업 다각화를 노렸다. 하지만 올 3분기 IB본부는 IPO 규모축소·상장지연 등 영향으로 수익이 감소하며 영업수지가 전분기 대비 7%, 홀세일 본부는 금리상승·스프레드 확대로 인한 평가손실 발생으로 42%가 줄어드는 등 다각화의 성과는 크지 않았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지난 5월 예비인가 불허 이후 재도전을 포기하면서 추가적인 사업 확자도 어려워졌다. 올해 초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에서도 탈락하는가 하면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서도 홍콩계 사모펀드에게 밀렸다.

내부거래 의혹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이 대표가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오히려 배당을 늘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수익을 늘려 줬다는 점도 대내외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현금배당금 총액은 477억원 규모로 전년 287억원에서 200억원 가까이 확대됐으며 배당성향은 11.9%에서 24.69%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내부거래 규모가 이 대표 체제 이후 증가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653억원 규모 매입거래를 실시했는데 이는 전년도 매입거래액인 606억원에서 7.7% 가량 확대된 수준이다. 매입액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569억원은 다우기술과의 거래에서 발생했고, 올해 3분기에도 키움증권은 특수관계자와 499억원 규모 매입거래를 실시한 바 있다.

다만 키움증권 성혜정 팀장은 기사는 관련 의혹에 대해 “우리측과 직접 접촉해 알아낸 내용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으며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당장 3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만 봐도 사실과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지 않느냐”며 부인했다.

성 팀장은 또한 “이현 대표 취임 후 실적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며 “부채비율이 높은 이유는 부동산 PF 관련하여 증가한 것인데 그 수준은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현 대표의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넘어선 시점이며, 투자자나 시장의 평가는 이처럼 엇갈린다.

이 대표가 사익편취 의혹이나 부실경영 우려 등의 리스크를 어떤 식으로 잠재우고 금융 사업 다각화에 ‘권토중래’ 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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