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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능력시험에 몰리는 日젊은이들…뜨거운 열기 왜?
한국어능력시험에 몰리는 日젊은이들…뜨거운 열기 왜?
징용공 판결로 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2만 7천명 응시…니혼게이자이신문 “케이팝 인기가 배경”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9.12.14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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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산업대학 아시아언어학과 한국어전공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무라 씨의 인터뷰. 그는 “한국은 도쿄에 가는 감각으로 가볍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재학중에 유학 및 여행으로 10차례 이상 한국을 방문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지: 교토산업대학 홈페이지)
교토산업대학 아시아언어학과 한국어전공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무라 씨의 인터뷰. 그는 “한국은 도쿄에 가는 감각으로 가볍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재학중에 유학 및 여행으로 10차례 이상 한국을 방문해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지: 교토산업대학 홈페이지)

(프레스맨=최지희기자) 한일간에 징용공 소송 문제 등을 둘러싼 대립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선 일본의 젊은층 사이에서 한국어 학습자가 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에는 2만 7천명으로 2010년에 비해 2.6배나 늘어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케이팝’으로 대표되는 한국 음악의 인기 등을 꼽았다.

“장래엔 항공 회사에 취업해서 한국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도쿄(東京) 시부야(渋谷)에 위치한 간토(関東)국제고등학교 한국어 코스에 재학중인 일본 학생이 밝힌 희망이다. 그는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해 한국인 친구도 만들고 돌아왔다. 양국의 아이돌 가수에 관한 이야기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전하면서 “일본과 한국 사이에 네가티브한 뉴스도 많지만 앞으로도 계속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0년에 단 6명의 입학생으로 시작했던 간토국제고등학교의 한국어 코스는 현재 정원 40명의 2배를 웃도는 지원자들이 모여들 만큼 인기다. 트와이스와 같은 한국 아이돌 그룹이 일본의 젊은 세대들의 지지를 얻으며 ‘케이팝’ 인기에 다시금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구로자와 신지(黒澤眞爾) 부교장은 “케이팝 유행을 계기로 놀랄 만큼 지원자가 늘었다. 전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졸업생 중 매해 10명 정도는 한국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2학년에 재학중인 또다른 학생은 초등학교 2학년 경부터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게 됐고, 장래엔 한국 영화 업계에서 홍보나 번역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것이 꿈이다. 10월에는 한국어능력시험에도 도전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시험이 어려웠다. 단어를 더 많이 외워야 할 것 같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간토국제고등학교 한국어 코스 홈페이지. 2000년에 6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한국어 코스는 현재 정원 40명의 2배를 웃도는 지원자들이 모여들 만큼 인기다. (이미지: 간토국제고등학교 홈페이지)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간토국제고등학교 한국어 코스 홈페이지. 2000년에 6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한국어 코스는 현재 정원 40명의 2배를 웃도는 지원자들이 모여들 만큼 인기다. (이미지: 간토국제고등학교 홈페이지)

한국어능력시험은 한국 정부가 70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국어 사용 능력 인증 시험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어교육재단이 해마다 3회씩 전국 약 30곳에서 시행 중이다. 재단에 따르면 응시자수는 시험 시행 첫해인 1997년 약 1,500명에서 시작해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8년 10월, 한국대법원이 징용공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한 판결을 낸 후 한일 간 대립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2019년의 응시자 수는 약 2만 7천명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여성 응시자의 비율이다. 10월에 접수된 1만 1천명 응시자 가운데 90%가 여성이다. 연령대를 보면 10대와 20대가 80%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10년 전만해도 해당 세대의 응시 비율은 40% 정도였다. 시험을 보는 목적으로는 ‘실력 확인’이 전체의 50%를 차지했고, ‘취업’, ‘유학’이 각각 10%를 넘었다. 

오사카(大阪)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 및 전문대학으로 유학하는 일본인 학생들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19년 4월 시점에 약 4,300명 정도로 전년에 비해 10% 증가했다.

한편 교토(京都)산업대학이 2014년에 개설한 한국어 전공 코스는 영어 전공에 필적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열린 오픈 캠퍼스에서도 한국어 전공 부스에 전년보다 많은 수험생들이 방문했다. 입시담당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한일 관계 악화의 영향은 느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단, 한일 정치 관계의 대립이 이같은 분위기에 불안한 불씨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도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 방문을 계속해서 주저하거나 항공기의 운행 편수가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취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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