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 ‘시부야 파르코’, ‘도큐플라자 시부야’ 잇따라 개업···경제력 있고 의식 높은 ‘어른’들 지갑 공략

지난 11월 1일 문을 연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 (사진=최지희기자)

대대적인 재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도쿄(東京) 시부야(渋谷)에서 올해 11월부터 12월 사이 대규모 복합상업시설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새로 들어선 이들 시설들은 고급 브랜드들이 즐비한 거리로 알려진 오모테산도(表参道)와의 접근성을 의식해 고객층을 기존의 젊은 세대에서 중장년층으로 옮기려는 의도가 다분히 짙어 보인다. ‘젊음의 거리’로 각인된 기존의 이미지를 살린 매장들도 출점해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돈 있는 ‘어른’을 타켓으로 한 시설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11월 22일, ‘시부야 파르코’가 약 3년의 휴업을 거쳐 새단장한 모습으로 개업했다. 특정 연령층이나 성별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유행과 첨단 기술에 민감하면서 세련된 감각을 추구하는 전 세계 고객들의 방문을 목표로 삼았다. 

패션 관련 매장은 101개로 해외의 고급 브랜드부터 현실성을 추구하는 도쿄발 리얼 클로즈 매장, 로리타 계열 매장, 빈티지 매장 등 폭넓은 장르를 갖추고 있다. ‘구찌(GUCCI)’의 경우 약 240 평방미터 크기의 점포에 붉은색의 로고, 시부야의 네온 불빛을 연상시키는 조명, 일본화에서 영감을 얻은 꽃나무가 그려진 커텐 등 다른 구찌 매장과는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이같은 고급 브랜드의 출점에 대해 파르코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나 경제력이 있는 고객층을 새롭게 확보하려는 전략이 명쾌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리아레이지(ANREALAGE)’, ‘치노(CINOH)’와 같은 도쿄발 브랜드들도 다수 입점해 있다. ‘뷰티플피플(beautiful people)’은 특히 방일 외국인을 주요 타겟으로 삼아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잡화류에 공을 들였다. 디자이너는 “파리 컬렉션 무대에 선지 3년째로 해외에서의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번엔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스텝을 채용해 해외 매장 전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 3층 모습. 발렌티노와 발렌시아가의 개방형 매장이 마주보고 자리해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213개의 매장이 입점해 새롭게 문을 연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는 지난 11월 1일 문을 열었다. 전철 개찰구로 가는 통로면에 접한 3층 매장에는 ‘발렌티노(VALENTINO)’, ‘발렌시아가(BALENCIAGA)’등 고급 브랜드들이 모여 있다.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의 상업 시설 담당 매니저는 “망설임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플로어 전체를 개방적인 분위기로 꾸몄다. 브랜드 측도 백화점이나 명품 거리 등의 매장을 찾는 고객들과 다른 새로운 고객들과의 접점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 3층에 자리한 지방시 매장 (사진=최지희기자)

주요 타켓으로 삼는 고객층은 시부야 인근에 살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상품의 질에 민감한 ‘어른’이다. 반면 유나이티드 애로우즈(United Arrows),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 등 인기 편집숍도 다수 들어와 있다. 가방은 고급 브랜드에서 구매하는 대신 옷은 편집숍에서 사는 등의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의식했다.  

12월 5일에는 ‘도큐플라자 시부야’가 연이어 오픈했다. 이곳 역시 “도시에 살며 의식 수준이 높은 성숙한 어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일본 각지의 식품 및 잡화를 취급하는 ‘빔스재팬(BEAMS JAPAN) 시부야’ 등 69개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기간 한정 점포를 위한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16일까지 ‘케이타 마루야마(KEITA MARUYAMA)’ 의류와 디자이너가 고른 식기류 등이 전시 및 판매된다. 

12월 5일 문을 연 도큐플라자 시부야 (사진=최지희기자)

도큐플라자시부야의 나가오 야스히로(長尾康宏) 총지배인은 “100세 시대인 지금,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시부야의 이같은 변화를 기존의 백화점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세이부(西部)시부야 백화점의 고모리 기요시(小森清) 판매부장은 “젊은층 및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지지를 받던 거리가 고급 브랜드와 도쿄 브랜드들이 늘어남으로써 보다 다양성 넘치는 매력적인 거리로 변하고 있다고 본다. 경쟁하면서도 함께 분위기를 살려 나가고 싶다”고 환영을 표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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