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비판을 적대시 하지 말고 감사히 받아들여야…매우 쩨쩨해 보여”

방사선 방호복에 일장기 형태로 떠다니던 피가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해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를 비판한 오브제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재팬 언리미티드’ 전시회에 전시되어 있다. (이미지:  Museumsquartier 홈페이지)
방사선 방호복에 일장기 형태로 떠다니던 피가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해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를 비판한 오브제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재팬 언리미티드’ 전시회에 전시되어 있다. (이미지: Museumsquartier 홈페이지)

[프레스맨]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재팬 언리미티드(Japan Unlimited)’를 둘러싸고 오스트리아 주재 일본대사관이 지난 10월 말, 전시회 내용을 이유로 양국 우호 150주년 사업 후원을 위해 ‘공인(公認・공식 인정)’으로 참여했다가 철회한 소식 알려졌다. 전시회에는 일본의 전쟁 책임, 도쿄(東京)전력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사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역사관 등을 풍자한 작품 등이 출품되어 있다. 

전시회는 빈 중심부 복합예술시설 ‘뮤지엄 쿼터(Museumsquartier)’가 주최했다. 양국 국교수립 150주년을 맞아 오스트리아 외무성의 협력으로 9월 말부터 시작된 행사는 11월 말까지 예정대로 이어질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공인’을 철회한 것은 전시회가 일본 정부에 불리한 내용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를 연상케 하는 일본의 총리가 쇄국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이나, 과거사의 잘못을 부정하는 현 정권을 풍자하기 위해 총리가 과거 전쟁에 대해 중국 및 한국에 사과하는 모습을 담은 미술가의 영상 작품이 특히 문제시 됐다.  

방사선 방호복에 일장기 형태로 떠다니던 피가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해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를 비판한 오브제와, 태평양 전쟁 당시 일왕인 히로히토(裕仁)를 풍자하는 작품도 전시 중이다. 

양국 국교수립 150주년을 맞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재팬 언리미티드(Japan Unlimited)’를 알리는 로고 (이미지:  Museumsquartier 홈페이지)
양국 국교수립 150주년을 맞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재팬 언리미티드(Japan Unlimited)’를 알리는 로고 (이미지:  Museumsquartier 홈페이지)

주오스트리아 일본대사관은 올해 1월에 일본 정부가 빈에서 열리는 행사에 공인을 했으나 이후 전시에 대한 문의와 비판이 쇄도해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말을 살펴보면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후’에 참가한 예술가 집단이 이번 행사에도 작품을 출품한 것이 알려지면서 일본 국회의원들이 외무성에 조사를 요청했고, 결국 일본 정부가 전시 내용을 문제 삼아 공인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는 배경이 존재하고 있다. 

일본대사관측은 오스트리아의 주최측에 후원 취소의 이유로 “우호 촉진을 위한 요건에 합치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달했다.

‘재팬 언리미티드(Japan Unlimited)’에 전시된 작품을 휴대폰에 담는 관람객 (이미지:  Museumsquartier 홈페이지)
‘재팬 언리미티드(Japan Unlimited)’에 전시된 작품을 휴대폰에 담는 관람객 (이미지:  Museumsquartier 홈페이지)

최근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됐던 ‘표현의 부자유전’이 우익들의 협박과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전시를 취소해 국내외적인 비난을 받은 것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베 정부가 또다시 표현의 자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교도통신 및 아사히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들은 이같은 일본 정부의 공인 취소가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소녀상 전시 취소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불관용’ 문제가 해외에 파급된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일본의 한 사회평론가는 프레스맨에 “비판을 적대시하지 말고 감사히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한데, 지금 일본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비슷한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매우 쩨쩨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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