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식사가 사망 리스크 높여…원격으로 함께 식사하는 실험에 나선 日연구진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일본은 세계적으로도 ‘혼자 밥 먹는 문화’가 널리 정착된 국가 중 하나다. 음식점의 1인 좌석은 물론 편의점이나 마트의 식료품 코너에도 ‘혼밥’ 메뉴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이러한 ‘혼밥 선진국’ 일본에서 최근 고령자들의 나홀로 식사가 사망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원격으로 함께 식사하는 ‘원격 공식(共食)’ 연구에 속도가 붙고 있다. 

‘혼밥’이 고령자의 사망 리스크를 높인다는 데이터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표한 이들은 도쿄의과치과대학원 다니 유카코(谷友香子) 조교수 연구팀이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혼밥’ 습관과 사망과의 관련성 조사를 위해 별도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65세 이상의 남녀 7만명을 대상으로 ‘동거인과 식사’, ‘동거인이 있지만 혼자서 식사’, ‘독신이지만 지인이나 이웃과 함께 식사’, ‘독신으로 혼자서 식사’의 4가지 부류로 나눠 3년간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남녀 모두에서 ‘동거인과 식사’하는 사람에 비해 혼자 식사하는 사람의 사망 리스크가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혼자서 식사하는 경우의 사망 리스크가 ‘동거인과 식사’하는 경우의 1.5배나 높은 수치를 보였다. 다니 조교수는 “남성들 가운데는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 많아 식사를 거르거나 균형 있는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자녀의 가족과 함께 원격 식사를 하는 부모 (이미지: 무카와 나오키 연구팀 KAKEN 연구성과보고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해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과 원격으로 함께 식사를 하는 ‘원격 공식’을 실제 실험 중인 대학이 있다. 도쿄전기대학 시스템디자인공학부 무카와 나오키(武川直樹) 교수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17년에 걸쳐 부모와 자녀가 떨어져 지내는 세 곳의 가정을 대상으로 각자의 집 식탁에 태블릿 단말기를 설치해 영상을 보며 함께 식사를 하도록 했다. 

8주간의 실험 가운데 초반의 2주간은 ‘원격 공식’을 하지 않게 하고, 나머지 6주의 기간 동안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영상으로 마주보며 식사를 하도록 했다. 이후 처음 2주와 마지막 2주를 비교해 스스로 느끼는 변화를 기록하게끔 했다. 실험 결과, ‘주관적인 행복감’에 대한 변화를 체크하는 항목인 ‘몸 상태’, ‘기분’, ‘존재 의의’ ‘내일에 대한 의욕’ 모두에서 점수가 향상됐다.  

부모의 모습을 화면을 통해 보면서 식사를 하는 자녀 가족 (이미지: 무카와 나오키 연구팀 KAKEN 연구성과보고서)

다만 사전에 식사 시간을 정해두고 서로 시간을 맞춰야 하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무카와 교수는 부모와 자식 간의 프라이버시를 배려해, 카메라가 아닌 센서 등을 부엌에 설치해 “상대편이 부엌에 들어와 식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음을 감지하고 ‘우리도 슬슬 준비할까’하고 식탁에 모이는 시간이 서로 자연스럽게 일치하는 형태가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가족간 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 내에서의 이용도 시야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